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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왜 계속 떨어지는 걸까? 조회 : 1971
스톡king (211.211.***.217) 작성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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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나리
2016/01/15 23:36
 

지난 2년간 국제유가는 추락을 거듭했습니다. 언제쯤 반등할까는 고사하고 언제쯤 이 추락이 멈출까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2014년 6월까지만 해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를 호가했습니다. 2015년 초에 이미 60달러까지 곤두박질친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3일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유가의 등락은 제대로 설명하자면 끝도 없이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좀 더 간단한 설명을 찾고 있을 독자를 위해 다음 그래프 하나만 갖고 이를 간략히 설명해보려 합니다.

 

Screen Shot 2016-01-12 at 12.01.53 PM
Screen Shot 2016-01-12 at 12.01.53 PM

국제 원유 수요, 공급, 생산량 / 자료: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노란 선이 수요, 초록 선이 공급입니다. 2014년 중반 이후 전 세계는 실제 수요를 훨씬 웃도는 원유를 생산해 왔습니다. 값이 내려가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공급이 늘 수요를 맞췄던 건 아닙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그래프만 봐도 이를 알 수 있죠. 전 세계 많은 나라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에너지 수요가 점차 높아졌지만, 오래된 유전은 채산성이 떨어진 상태였고, 리비아나 이라크에서 벌어진 내전도 원활한 원유 생산을 가로막았습니다. 나라별로 비축유가 서서히 줄어들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정도 선에서 고정되는 듯했습니다.

 

비싼 유가 때문에 미국의 에너지 시추 회사들은 수압파쇄 기법을 적용해 노스다코타와 텍사스 등지에서 셰일 가스층에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데 열을 올리게 됩니다. 2010년 이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두 배 늘어났습니다. 이는 셰일가스 붐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마침내 전 세계적으로도 공급이 수요를 맞추게 됐습니다. 이내 앞질렀습니다. 기름값이 더는 비쌀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2014년 중반, 때맞춰 원유 수요도 낮아집니다. 유로존 국가들의 경기 회복은 더뎠고, 중국 경제도 예전 같은 고속 성장이 쉽지 않아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려 갔습니다. 이라크와 리비아도 다시 생산 시설을 가동했습니다. 유가는 급락했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을 줄여 유가의 급락을 막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 석유수출국기구가 나서 감산을 결의하며 기름값을 유지한 적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나라 살림이 유지된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의 마음은 이번에는 하나로 모이지 않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겠다는 이유였습니다. 유가가 계속 낮으면 미국에서 수압파쇄 기술을 들고 와 석유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타산이 맞지 않아 도태될 것으로 내다본 겁니다. 일종의 출혈 경쟁을 각오한 셈이죠.

 

그런데 상황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한 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2014년 후반에 접어들면서 유가의 내림세가 훨씬 가팔라졌습니다. 공급은 계속 유지되거나 늘어나는데, 수요는 애초 예상보다도 낮은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업체들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저유가를 잘 견뎌냈습니다. 회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량을 늘리면서 계속 생산을 이어갔습니다. 최근까지도 셰일가스 업체들은 생산량을 크게 줄이지 않았습니다. 이라크는 전후 재건이 본격화되면서 석유 생산량을 두 배 늘렸고, 핵 협상을 마무리한 이란도 곧 원유 수출을 재개할 전망입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흥 경제 강국들은 여전히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지금처럼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한 이상 국제유가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유가 시대는 우리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휘발윳값이 눈에 띄게 싸지면서 자동차에 드는 돈이 줄자 대신 소비가 진작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에너지 수출에 크게 기대 온 나라들은 예산이 하루아침에 반토막 난 셈이 됐습니다. 에너지 회사들도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유가는 언제 다시 오르기 시작할까요?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아마 정답에 가깝다고 믿을 만한 예측을 한다면 (여기에 글을 쓰는 대신) 금융시장에서 파생 상품 등에 투자를 해놓았겠죠.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만 보더라도 주요 은행들 사이에서도 예측이 엇갈립니다. 유가가 더 떨어져서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갈 거라는 예측이 있는가 하면 올해 안에는 40~50달러 선까지는 회복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수요, 공급의 변화를 눈여겨보는 동시에 특히 유가 같은 경우 시장의 기대가 큰 몫을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수준으로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면 에너지 수요가 높아져 유가가 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이란이 핵만큼 미국과 유럽이 제재할 수밖에 없는 카드를 들고나온다면 이는 기대치보다 낮은 원유 생산으로 이어질 겁니다. 현재 중동에서 점점 심화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역내 패권 다툼으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는다면 유가가 오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이 끝내 저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너도나도 문을 닫는다면 이 또한 유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기대 또한 수많은 예측이 모여 형성되는데, 시장에 나도는 예측 가운데는 일리 있는, 합리적인 예측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유가를 점치는 것은 어렵습니다. (V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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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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