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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은 불행? 저에겐 희망이자 전환점이었죠" 조회 : 1584
스톡king (211.211.***.217) 작성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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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나리
2016/01/29 22:23
 

여섯 개 숫자가 팍팍한 삶을 구원할까. 많은 사람이 로또로 '인생 역전'을 꿈꾼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로또복권 판매액은 3조2571억원으로 전년보다 6.8%(2082억원) 늘었다. 2004년(3조2984억원) 이후 최고다. '로또 열풍'이 한국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올해 초 미국 파워볼은 당첨금이 15억8600만달러(약 1조9000억원)까지 치솟으며 원정 구매 행렬이 줄을 잇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낙관하기 힘든 우리 사회 단면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섯 개 숫자' 덕에 일주일을 버틴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 이들을 대신해 2012년 1등 당첨자 두 사람과 2014년 1등 당첨자를 만나 물어봤다. '로또 1등 당첨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2012년 10월 27일 517회 1등(26억원) 당첨자 이기석 씨(가명·50대)는 40대 중반까지는 로또를 사본 적이 없었다. 직장도 탄탄했고, 삶도 만족스러웠던 그에게 뜻하지 않은 사고가 찾아왔다. 회사도 그만두고 몇 년간 병원 신세를 졌다. 정신적·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로또를 사게 됐다. "일주일에 1만~2만원씩 꼬박꼬박 산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1등에 당첨됐으니까요." 

 

당첨금으로 집도 사고 차도 바꿨다. 이씨는 사업을 시작했고, 아내는 여기저기 봉사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당첨됐고, 당첨되면 좋은 일을 하겠다고 기도했으니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1등에 한 번 더 당첨되면 좋은 일을 더 많이 하겠다고 기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2012년 1월 21일 477회 1등(19억원) 당첨자 한호성 씨(가명·40대)는 1회부터 꾸준히 로또를 샀다. 수억 원대 집안 빚을 몽땅 떠안아 빚 갚느라 힘들게 살던 그에게 로또는 유일한 낙이었다. 한씨는 "매주 수요일 로또를 샀다"며 "10억원을 기준으로 해서 반은 빚을 갚고 반은 연금과 집을 사야지 하는 식으로 쓸 곳을 정해뒀다"고 말했다. 

 

그는 로또 당첨을 확인했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멍했죠.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투잡, 스리잡을 하며 고생해온 10년 세월이 사무쳐 오더군요. 빚을 다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요즘도 그는 매주 로또를 산다. 일주일에 1만~2만원 사던 것을 당첨 후에는 2만~3만원으로 늘렸다. 그 후로도 대여섯 번 3등에 당첨됐다. 

 

"로또 당첨 후 가장 좋은 거요? 여유가 생긴 거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어떤 아이템이 재미있을까 고를 수도 있고요. 로또 당첨은 저에게 터닝포인트예요. 강요당하던 인생에서 재미있는 인생으로 전환된 것이죠." 

 

2014년 6월 28일 604회 1등(12억원) 당첨자 주영호 씨(가명·50대)도 1회부터 꾸준히 로또를 샀다. 

 

주씨는 "술 한잔 안 마셨다고 생각하고 사면 일주일이 행복하다"며 "매주 5만원 정도를 로또 구입에 쓰는데, 지칠 만하면 4등이나 5등에 당첨돼 계속 사게 된다"고 말했다. 

 

"꿈에서 아버지를 뵙고 1등에 당첨됐어요. 당첨금으로 산을 사서 묘를 이장했죠. 나머지는 수익형 부동산을 하나 장만해 노후대책을 마련했어요. 회사도 계속 다니고 있고, 씀씀이도 크게 변한 건 없습니다." 

 

그는 인터넷에 올리는 로또 분석가 중 적중률 높은 사람들 글 등을 참고해 매주 새로운 조합을 만든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이번주 조합에서 빼야 할 '제외 숫자'다. 제외 숫자를 빼고 남은 숫자들로 매주 '나만의 당첨번호'를 만드는 게 즐거움이다. 1등 당첨 사실은 아내만 알고 있다. 부부 사이는 더 좋아졌다. 

 

주씨는 "행운을 시험해본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도전해보라"며 "소액으로 즐기듯 오래 하는 게 당첨되는 데 더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세 사람은 여전히 매주 로또를 산다.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든데 '두 번째 1등'을 꿈꾼다. 이씨와 한씨는 "다른 사람들이 1만~2만원씩 모아서 19억원, 26억원을 만들어준 것 아니냐"며 "나도 누군가에게 보태준다는 생각으로 한다. 물론 당첨되면 더 좋고!"라면서 로또 용지를 펼쳐 보였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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