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글
안녕하세요?
요즘 주식계좌 이관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주주님들을 뵈면서 감사함과 아울러 죄송한 심정으로 많은 갈등과 번민 속에 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은 시간이 갈수록 밝혀지고 있는 공매도 제도 및 리테일 대차풀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변변치 않는 개인적 사정 때문에 운동에 당장 동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을 알기에 많이 망설였습니다만, 고민 끝에 제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역할로서 이관운동에 참고하시라고 공유합니다.
아침에 A증권사에 다니는 절친한 후배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내용인 즉슨, 회사에 최근 고객들로부터 “여러 주식 게시판에서 보면 개인고객에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대차 한다고 하는데 사실이냐”는 항의성 내지 문의 전화가 많아서 감사실에 접수가 되었고 그런 경우 시스템상 좋든 싫든 조사 착수하고, 경우에 따라서 특정인의 글이나 댓글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유포죄’로 고소 고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이 회사로부터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후배녀석은 혹시라도 액션(고소)을 취하게 된다면 다수의 증권사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A증권사는 현재 이관규모도 상대적으로 적거니와 해봐야 괜히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며 자기 회사는 참여안할 것이라고, 솔직히 안했으면 한다고 걱정하더군요, 그러면서 혹시 형님이나 주변 분이 어떤 활동을 하시더라도 지나치게 단정적인 표현은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이 후배가 회사나 다른 기관에서 주식대차서비스 요청이 올 때 자기고객들이 싫어한다는 핑계로 여러 번 거절해서 눈총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도 회사에 대한 믿음은 강하더군요. 자기는 개인고객에 불리한 제도라서 양심상 주식대차서비스를 권유하지 않지만... ‘우리 회사는 불법대차를 하지도 시스템상 할 수도 없다.’ 라고 강조하더군요.
그래서 대강 이런 식으로 답했습니다.
그래 네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이관운동의 핵심은 불법대차가 아니라 주식대차서비스 그 자체다. 개인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공매도 제도를 뒷받침하는 것이 주식대차서비스 제도인데, 정부나 국회 관리감독기관이 방관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대차서비스를 운용하지 않는 증권사로 이관하는 것이다. 일종의 자기방어, 자력구제 행위인데, 계좌이동행위는 폭력적이지도 불법적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입출고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공유되면서 불법대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불법대차가 적발된 사례가 기사화된 적도 있다. 확인해봐라.
그리고 고객의 동의를 받았다는 경우에도 정확한 실상을 알려주지 않고 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명확히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현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동의가 되는 식의 약관도 있다더라. 이러니 불신이 생길 수밖에...
지금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의 요지는, 이미 여러 주주님들도 의사를 밝히셨듯이
1. 계좌이관 운동의 핵심은 불법대차가 아니라 대차서비스 자체이다. (증권사나 공매세력의 목적인 논점 일탈 내지 논점 흐리기에 대응)
2. 만약 글이나 댓글에 불법대차를 언급하실 때라도 단정적인 표현은 자제하자 입니다.
혹시 마음속에 어떤 확신이 계시는 분이라도 누가 봐도 명백한 증거가 나오기까지는 표현을 유연하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증권사 측에서 진짜로 고소 고발한다면 역풍이 불어서 오히려 그 증권사가 커다란 타격을 받고 이 운동이 더 활성화 될 것은 불문가지여서 쉽게 그런 어리석은 짓을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막상 고소고발이 이루어지면 당사자 입장에서 처할 고초가 크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만약 ‘차라리 제발 나를 고소해다오!~~’ 라며 내심 원하는 주주님이 계시다면 그건 논외이구요.^^;;
다른 각도에서 보면 특정 개인과 더불어 몇몇 사이트를 타깃으로 역공작 내지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표적인 곳이 씽크풀 일거구요. (비이성적이고 선동적이라는 이미지 덧씌우기, 사소한 표현을 꼬투리 잡아 침소봉대하기)
참고로 전개했으면 하는 운동에는 (대차 가능성이 높은) 펀드 및 변액 VUL보험 해지하기 등이 있는데 일단 제가 계좌이관운동에도 동참하지 못하는 처지이고 (얼마 전에 자동차보험을 S*다이렉트에서 KB다이렉트로 옮긴 적은 있습니다.^^;;) 운동에너지의 분산 부작용도 고려해야 해서 이 곳 게시판에서 적절한 때에 좋은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믿고 구체적인 의견제시 보다는 스쳐 지나가듯 한 말씀드리는 것으로 줄일까 합니다.
그리고 저는 자숙의 의미로 계좌이관 전까지는 간헐적이나마 했었던 게시판 활동을 중단하겠습니다.
주주님들 귀성귀경길 안전운행 하시고 가족친지친우들과 즐거운 설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