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21일 공시를 통해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를 위한 임시주총을 9월29일 오전 10시에 소집한다고 밝혔다. 만약 임시 주총을 통해 관련 안건이 가결되면,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 폐지 신청서를 낸 뒤 이전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그동안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이달 초부터 코스피 이전을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사측에 요청하기 위해 소액주주 동의서를 받아왔다. 지분 합계 3%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임시 주총 소집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소액주주들로부터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서와 동의서 등 관련 자료를 받아본 결과 안건을 논의할 요건이 갖춰져서 개최 공시를 한 것"이라며 "이전 상장과 관련해 사측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사측은 셀트리온의 코스피 입성을 원하는 소액주주들의 강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다.

이는 셀트리온이 향후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이전상장을 하지 않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넘어가게 되면 코스닥에 남아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이 어려워질 수도 있어서다. 한국거래소 관련 법규상 서로 다른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기업이 합병할 경우 코스닥기업이 비상장기업이 돼 코스피로의 우회상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장영은 한국거래소 유가상장제도팀장은 "본래 같은 시장 안에 있으면 상장사간 합병 후 재상장이기 때문에 요건이 간편하다"면서 "그러나 상장사와 비상장사간의 합병은 한 회사(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상장 적격 심사를 안받았기 때문에 심사 절차가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위험성이 크다 보니 합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또 소액주주들의 강한 궐기로 (사측의 뜻과 달리) 이전상장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액(6706억원) 가운데 82%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나왔다. 만약 공정거래위원해가 9월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을 현행 10조원 이상에서 5조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경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이날 셀트리온은 전거래일 대비 0.91% 오른 11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