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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서로 믿고 살아야 인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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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36 2018/03/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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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서로 믿고 살아야 인간다워
 


   친구가 보낸 카카오톡 글에 허 미수 선생과 송 우암 선생에 대한 상극이면서 상생을 보는 듯한 글이 올라와 정리해 보고 싶었다. 미수와 우암은 너무 많이 알려진 정치가고 학자다. 역사상 유명한 인물이라 이런 야사 거리도 나올 만하다. 미수 선생 허목은 서기 1595년(乙未)생이고 우암 선생 송시열은 서기 1607년(丁未)생이니 열두 살이나 미수 생의 나이가 많다. 그래서 서로 띠동갑이기도 하다. 미수, 우암 선생 이름만 들어도 집안 형님이 제가 어릴 때 알려준 이야기가 늘 생각되었다. 미수는 남인이고 우암은 서인으로 서로 정치적인 충돌이 많은 상극의 대치를 이룬 사이다. 왕실의 상례 절차로 다투어 서로가 귀양까지 가게 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두 사람이 양대 세력으로 정치적인 극과 극의 대치를 이루는 왕조정치환경 속에서 살아온 사이다.


   이런 역사를 호사가들은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함은 당연하다. 우암 선생은 후에 서인에서 갈라진 노론의 영수로서 떨친 인물이다. 사약을 두 번 마시고도 죽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다. 정쟁에 휘몰리어 제주도로 유배당하고 다시 다음 유배지로 옮겨가던 중에 정읍에서 사사되었다. 83세의 그에게 사약으로 내려진 죄목은 "죄인의 수괴"라는 내용이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두 번 받아 마신 사약에도 죽지 않아 스스로 이 또한 불충이라 생각했단다. 그래서 세 번째 사약을 먹고는 항문을 틀어막고 뜨거운 방에 들어가서 스스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택했다는 이야기다. 악법이든 아니든 죄와 벌을 순기능으로 받아들이는 정치가야말로 오늘의 거짓말 풍성한 정치가가 새롭게 느껴야 할 일이고 정신이다.


   송 우암은 당시 정치나 학자의 위세가 크게 알려졌을 즈음 몸에 병이 발생했다. 심상찮은 느낌이 와서 아마도 병이 깊어졌음을 느꼈다. 당시만 해도 자기와 12년 연상인 미수 허목이 의술이나 학문이 높음을 평가하고 있었다. 생각 끝에 아들을 보내어 미수 선생에게 가서 처방전을 받아오도록 했다. 당대의 의술로는 미수 선생을 따를 사람이 없다고 느낀 것이다. 송 우암은 아들이 없어 조카 양자를 했으나 친아들이나 다름없었다. 아들은 문중 어른들과 의논하여 아버지가 아무리 믿고 자신의 병을 고쳐주리라 하지만 의견을 모아야 했다. 그래도 어쩌랴 아버지 말씀 따라 당대에는 허 미수 선생을 대신할 의원이 없다고 느꼈으니 도리 없었다. 아무리 정적이지만 아버지의 생명이 걸린 일이다. 그런 선입견으로 아버지의 편지를 소중히 지니고 미수 선생을 찾은 일이다.


   송 우암 아들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허 미수는 처방전을 만들어주었다. 조제약 처방전 목록에는 비상이 들어 있다. 비상이면 인체에 가당치도 않을 극약이다. 처방전을 확인한 문중의 어른들도 난리가 났다. 이제 정치적인 보복 술수를 쓴다고 말이 많았다. 그러나 잠자코 듣고 있던 송 우암이 처방전 그대로 제약해와 먹자고 했다. 허 미수 선생의 마음은 내가 잘 안다고 믿으라는 말을 했다. 정적이고 원수 사이나 마찬가지로 대치하고 있는데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아버지 본인이 믿으라는 일인데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약을 조제해 와서 비상은 3분의 1로 줄였다. 도저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송 우암 본인에게도 알리지 않고 행한 일이다. 그런데 약효가 좋아서 약을 먹고 신기하게도 완쾌해졌다.


   그런 뒤 한 해가 지나고 나서 다시 그 병이 재발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허 미수 선생을 다시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로 보고 했다. 다 듣고 난 미수 선생은 이제 나로서는 방법이 없네 다시 그 처방을 한다면 죽는 일보다 더 고통이 따를 일일세. 더 훌륭한 의술가를 찾아보게나. 사실 자네 부친은 오래전부터 젖먹이 어린아이 오줌을 먹어와서 소화기와 창자까지 그 찌꺼기가 쌓여 병이 왔다네. 비상은 그걸 녹이는 작용도 하지만, 사람의 장기를 훼손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말일세. 사실 여기서는 그 약을 비상이라 한 것도 비상은 인체에 그냥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아니다. 이야기 전수자가 듣는 감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다. 비상에 가까운 극약인 부자를 사용한 일이라 여겨진다. 부자도 사약 내릴 때 사용했다.


   조선왕조 당파싸움이 온갖 욕을 들어도 마땅치 않을 망국의 정치행태라 했다. 그러나 왕조시대의 당파싸움보다 더한 치욕적인 행태는 사람이 사람을 짐승처럼 만들어가고 있는 일이다. 지금의 정치가들처럼 개돼지 같은 윤리 도덕도 무시한 미개한 싸움은 아니었다. 인간다운 질서의 윤리관을 크게 어긋나지 않게 싸운 흔적이다. 사람끼리 서로 믿지 못하도록 짐승처럼 무지막지하게 싸우지는 않았다. 인간다움의 윤리의식은 항상 일정 선을 그어두고 인간을 훼손하지는 않았음을 보여 준 일이다. 정치로 싸울 일은 열심히 싸우고 짐승이 되는 행동과 말은 삼가는 것이 사람의 본분이다. 지금은 민주화 시대 국민이 주인임을 정치권부터 인식하고 자유평등과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사람이 사는 사회다.

( 글 : 박용 2018.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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