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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나라 시절에 삼성진(杉城鎭)이라는 동네에 이(李)라는 성을 가진 장사꾼이 살고 있었답니다. 그는 언변이 뛰어났고, 겉으로 드러난 인품도 칭찬할 만한 정도였지만, 장사꾼으로 운이 없었던 탓인지 아니면 요즘 말로 마케팅 전략에 무관심하였던지 그의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극히 적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재물을 모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문(文) 도사가 그 삼성진이라는 동네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문 도사는 신통력이 뛰어나기로 청나라 땅에 소문이 자자하여 어디를 가더라도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며, 청나라 황제 동치제(同治帝)조차도 문 도사를 향하여 "짐(朕)은 문 도사에게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 "청나라는 문 도사가 있어서 행운"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그러니 백성들이야 더 말할 나위 없이 그를 떠받들고 있는 처지였습니다. 

장사꾼 이씨는 삼성진에 들른 문 도사를 일부러 만나서 자신의 신세타령을 늘어놓았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동네 사람들이 자신의 상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으며, 그래서 재물을 모으지 못해서 자식 볼 낯이 없다는 신세한탄이었습니다. 

문 도사는 장사꾼 이씨의 이야기를 다 듣더니, 그에게 도와줄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씨에게 몇 월 며칠 몇 시에 동네 어귀에서 무릎을 꿇고 한 시간을 보내라고 했습니다. 특히 문 도사는 이씨에게 시간을 잘 맞추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만약 시간을 엄수하지 못하면 앞으로 이씨에게 기회는 영영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까지 단단히 해두었습니다. 

장사꾼 이씨는 그날이 되자, 정해진 시간에 동네 어귀에 무릎을 꿇고 기다렸습니다. 같은 시간, 문 도사는 마차를 타고 그 곳을 지나다가 얼른 마차에서 내리더니 이씨를 향해 최대한 공손한 자세로 포권(抱拳)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마차를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문 도사를 뒤따르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여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문 도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금 하늘이 내린 상인(商人)을 보았느니라." 
이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사물을 꿰뚫어보는 문 도사가 한 말이므로 모두들 그렇게 믿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삼성진 마을에는 다음과 같은 소문이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장사꾼 이씨가 옥황상제의 신하였는데, 삼성진을 부유하게 만들 사명을 지낸 채 속세에 내려왔다고 말입니다. 그런 소문 덕분에 이씨네 가게는 손님들로 끊이지 않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답니다. 

요즘 주식시장을 떠도는 소문 중에는 모 재벌기업의 후계 승계와 관련한 다양한 얘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외국 어디 회사에게 무진장 손해를 감수하면서 콜옵션을 행사했다는 둥, 분식회계를 저질렀음에도 어떤 기관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둥, 그것 때문에 열받은 단체에서 검찰에 고발했다는 팩트와 루머가 뒤섞여 있습니다. 

장사꾼 이씨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소문을 확인할 수 없듯이, 이러한 소문의 공통점은 대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서 한 점 의혹도 없이 밝히지 않는다면,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소문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질 게 분명합니다. 

동일 업종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하는데, 유독 그 종목은 상승합니다. 이런 '속 빈 강정' 같은 종목을 속아서 매수하면, 그 결과는 뻔할 뻔자입니다. 우량주인지 개잡주인지는 재무구조를 슬쩍 들여다보기만 하면 눈치챌 수 있는 게 아닌가요? 

'단기 수익을 탐하다가 단기간에 쫄딱 망한다'는 새로운 증시 격언을 창조하는 중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개미들이 탐욕에 빠지면 눈에 뵈는 게 없다고 합니다. 제발, 눈을 제대로 뜨고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하기를 바라네요. 


[내용추가] 
설마 위의 내용을 '지역감정 조장'하는 쪽으로 모는 건 아니겠죠? 
이건 지역감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적폐청산 의지가 있느냐는 게 문제의 본질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