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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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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92 2018/09/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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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20세기 끝자락의 도스환경에서 윈도환경으로 바뀌던 시절의 이야기다. 즉 윈도환경이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초기의 일이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의 아이리버가 인기를 누리던 때다. 녹음과 영상과 음악이 요즘 스마트폰처럼 아이리버가 사랑받던 시절이다. 아이리버로 손녀에게 부탁하여 그린원 사과의 홍보를 위해 손녀의 낭랑한 목소리를 담았다. 맛 좋은 그린원 사과를 많이 이용해 달라는 내용의 MP3 녹음이다. 우리 그린원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서다. 여중 학생의 목소리라 맑고 명랑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음성을 내 노트북에 저장해야 하는데 어쩔까 고민이었다. 아이리버를 노트북에 연결해 두고 고민하다가 손녀를 다시 불러서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리버에 있는 파일을 마우스로 끌어다가 노트북 바탕화면 창에다 놓아 버리니 금방 저장되었다. 도스 창에서만 작업하다가 신출귀몰한 방법을 내 눈으로 확인한 일이다. 윈도 이전의 도스에서는 상상도 못 한 일이다. 방을 찾아가서 파일을 찾아 저장할 방의 이름을 쓰고 저장하는 시대와는 딴판이다. 그냥 마우스로 아이콘을 끌어다가 놓아 버리니 바로 거기 쉽게 저장되는 일이다. 마치 아이들 장난처럼 끌고 밀고 귀신 곡할 일들이 벌어지는 시대를 맞은 상황이다. 그날로 도스를 잊기로 하고 윈도에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시청 직원들도 윈도 환경의 문서작성이 도입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우리 집 가스레인지가 왼쪽 불판이 파란 불이 아닌 붉은 불꽃을 뿜어서 아내가 어려움에 부닥쳤다. 그을음 때문에 냄비 솥과 주방의 불결함으로 새로 사라고 한다. 우리 주방의 식사 준비를 위해 효자 노릇을 하는 가스레인지는 하루도 휴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주방기구다. 오래 사용한 만큼 신세를 진 주방기구로 바꿀 때도 되었다 싶어 그러기로 했다. 아직 한 쪽은 파란 불꽃을 내고 있으므로 잠시 손을 보면 고칠 수도 있을까 싶어서 손질했다. 내 딴에는 가스가 나오는 구멍마다 뚫고 후비고 닦고 녹을 제거하였으나 허탕이었다. 그래도 생각하니 새로 구입할 고장은 아닌 듯 느껴졌다. 가스배달원에게 전화했다. 그는 몇 가지 상태를 물어서 자세히 알려 주니 새로 구입해야 한다는 처음 말을 바꾸고 기다려 보라고 했다. 우리 이웃에 배달오는 시간에 잠시 들렀다. 가스레인지를 전부 분해하여 아주 숙달된 솜씨로 몇 번 불을 붙였다 껐다 하더니 다시 조립하고 불을 켰다. 희한하게도 파란 불꽃으로 돌아왔다. 역시 전문가의 손이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업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그렇게 힘 드는 일도 아니었다. 자기 가스를 이용하여 감사의 뜻에 무료로 서비스해 준다고 한다. 매우 고마운 일이었다. 가스레인지를 다시 새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어 돈도 절약이고 마음도 매우 기뻤다. 전화 한 통화 이용으로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를 아주 잘한 일이었다.


   손녀에게 배우고 가스배달원에게 도움받는 고마운 시대에 살고 있는 실감이 새롭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옛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다. 대학교 교수나 선생님만 가르침을 주는 시대는 옛날이야기다. 친구 세 사람이 함께 걸어가도 그 가운데는 나의 스승이 반드시 있다고 어른들은 이야기로 우리를 가르쳤다. 사람의 등급이 아니라 자기만의 노하우가 사람마다 있기 때문에 그것을 나누어 갖는다는 말이다. 개인의 재주는 사람마다 달라서 서로 보완관계를 유지하면 삶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인간사회의 기본이고 윤리적인 바탕이다. 가르침과 배움도 어른에서 아이로 위에서 아래로 했던 방향도 이제는 없어졌다. 문화발전으로 복잡한 생활이 손자에게 배우는 시대로 변한 세상이다. 교수도 학생에게 배울 점이 있는 세상이다. 그 다양한 지식과 배워야 할 함량이 너무나 벅차다. 그걸 한사람이 다 갖춘다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모든 지식을 다 갖추기보다 그 지식을 자기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세상이다. 옛날 너의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종살이했으니 종의 신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실재 있었던 일로 종의 자손은 교장이 되고 양반의 자손은 학교 급사로 있은 일을 나는 안다. 옛날의 인연 때문에 교장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옛날 상전의 아들을 급사로 채용하였다. 그리고 그를 보호하는 일을 보았다. 문화가 발전하고 사회가 민주화되었다는 증표라 할 수 있다.


   내가 사과원을 경영하면서 스프링클러 방식의 물 대기 시설을 하였다. 그러나 물 대기 시설의 편리함과 효율성은 높으나 사과의 병을 유발하는 나쁜 도움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과나무에 물이 젖어 장시간 멈추어 있으면 병균의 생성과 활동이 빈번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과원 물 주기 시에는 이를 유념하여 일기예보를 참고한다. 만약 비가 적게 내리는 때는 비가 그칠 시간을 염두에 두어 비가 내리는 중에 물 주기를 비와 더불어 실시 한다. 남이 보면 비가 오는 데 물 주기를 하니 이해가 가지 않을 일이다. 식물의 젖은 김에 젖은 해로운 시간을 줄이는 일이다. 이웃에서 사과원에 물 주기 하는 일을 발견하고 놀라서 실수로 전기를 올렸나 하고 전화가 온다. 거주하는 집이 사과원과 떨어져 있어서 내가 모르는 줄 알고 연락하는 고마운 마음이다. 나중에 들었는데 다른 사람이 비가 오는 날 사과원에 물을 주니 돌았나 하길래 그 소리 듣고 연락을 했단다. 돌았나 하는 사람과 전화로 근심하는 마음이 나에게는 다 필요한 사람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돌았나 하는 사람 미워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 때문에 착한 마음의 전화를 하도록 했던 사람도 있다. 보통 생각이면 당연히 미워해야 할 그 사람도 사과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 오히려 나에게 그 이유를 물었어야 옳았다. 그랬으면 즉석에서 내가 사과 병의 유발상황에 대한 기술을 쉽게 설명할 수가 있을 일이다. 식물의 병은 버섯류의 종균과 비슷하여 습기에서 활성화하는 습성이다. 사막 같은 지역에 사과 농사를 지으면 비가 오지 않아 병이 전혀 없을 것이기에 말이다. 마치 가위 바위 보 같이 엉겨서 돌아가는 세상이다. 사람은 지혜롭게 사는 방법을 알아야 할 일이다.


   타산지석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공무원 시험에도 등장하는 말이다. 다른 산에 나는 거칠고 나쁜 돌이라도 자기의 칼을 가는 숫돌로 쓰면 아주 유용하다는 말이다. 남의 하찮은 언행이라도 자기의 덕을 닦는 데 도움이 된다는 비유로 쓴 말이다. 현재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일상에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잠시 자기에게 해가 될 일이라도 지나고 보면 복을 가지고 오는 일이 되기도 한다. 성급하게 나무라고 성낼 일이 아니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실행해야 할 일이다. 모든 일에 의문이 생기면 선입관을 버리고 그 의문을 풀어줄 전문가 당사자에게 반드시 질문하는 일이 옳다. 지나고 보면 그것이 나의 행복으로 돌아오는 일이 된다. 행복은 화사하게 꽃처럼 다가오는 친절한 모양이 아니라 비렁뱅이 같이 허술해 보이고 가치가 모자라 보이는 모습이다. 왜 그러냐 하면 나의 욕심 때문이다. 남보다 내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남의 충고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즉 복덩이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자기에게 다가온 행복을 쫓아내는 상황을 만드는 일이 잦아지는 일도 생긴다. 컴퓨터 활용을 알려 준 손녀나 가스레인지를 고쳐준 배달부가 나보다 나이가 적고 경험이 적다고 무시하는 태도는 나를 해롭게 하는 삶의 적이다. 사과 병충해 방제에 지켜야 할 경험을 자기가 받아들일 기회를 놓치는 일도 그런 생각에서 바라볼 일이다. 자기의 헛된 욕심을 버리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여유가 항상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경당문노 직당문비(耕當問奴 織當問婢)의 고사가 생각나서 쓴 글임.

( 글 : 박용 2018. 09.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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