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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 지옥된 바이오

이날 몇몇 바이오주들의 임상 실패설이 확산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치엘비(028300)의 임상 실패설이 사실로 굳어지면서 바이오주 전반에 투매 심리가 퍼졌다.

에이치엘비는 이날 낮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 결과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이번 결과치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발표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고,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과 에이치엘비파워(043220)도 각각 24.04%, 29.74% 급락한 채 마감했다.

대부분의 바이오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메지온은 희귀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실패설에 28.02% 급락했다.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유데나필의 임상 3상과 관련해 근거없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친 3상은 현재 자료를 수정하고 있는 상황으로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고 방어에 나섰지만 투자 심리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코스닥 바이오주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셀리버리(268600), 셀리드, 알테오젠(196170), 올릭스(226950)등은 10% 넘게 빠졌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바이오 업체들이 기술이 과거보다 발전해 FDA임상 3상이라는 그동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며 "아직까지 FDA 승인의 벽은 너무 높지만 시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하고 바이오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이제는 ‘언제 뭐가 나온다’에 베팅하기보다는 미국시장 투자자들처럼 데이터의 해석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가 에이치엘바이오의 하한가 거래에 따른 충격으로 700선 밑으로 하락했다.

2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1.16포인트(1.57%) 내린 698.2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700선 밑으로 거래된 것은 지난 3일(697.50) 이후 약 3주만의 일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의 급격한 하락 배경으로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인 에이치엘비의 하락세가 꼽힌다.

에이치엘비는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2만1600원(30.00%) 하락한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치엘비 진양곤 대표이사는 전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리보세라닙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 분석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가 최종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85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650억원, 39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운송장비·부품이 -9.65%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코스닥 신성장(-5.54%), 기타서비스(-5.51%), 코스닥 중견기업(-3.38%), 종이·목재(-2.27%), 제약(-2.23%)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기업 중에는 CJ ENM(0.88%), 펄어비스(0.33%), 메디톡스(1.29%)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하락했다. 하한가를 기록한 에이치엘비를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1.39%), 신라젠(-8.25%), 헬릭스미스(-5.01%), 셀트리온제약(-2.19%) 등 제약·바이오 기업의 동반 하락세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