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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삼성전자 꿈꾸는 'K뷰티' 화장품 조회 : 1386
스톡king (211.211.***.217) 작성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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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21:19
 

제2의 삼성전자는 화장품 산업에서 나온다?

지난 5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5 원아시아 화장품·뷰티포럼’에서 한국과 중국 화장품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전망했다. 화장품업계 종사자의 편향된 시각이라고 치부하기엔 산업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실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시장 성장세를 등에 업고 최고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일부 화장품 기업 주가가 폭등하는 것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기술력 있고 유행에 발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는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위상을 더 높인다면 차세대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으론 주식시장에서 거품이 꺼진 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제품력·한류·정부지원 ‘3박자’

한국 화장품 기술, 지난해 선진국의 80% 수준으로 올라서

한류 드라마·영화로 ‘한국의 美’ 전파…R&D도 집중 지원

“1990년대 이후 일본 화장품이 뜰 때도 유럽 메이저 업체들은 히트상품을 따라 만들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하지만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BB크림, CC크림에 이어 에어쿠션(쿠션형 파운데이션)까지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자 태도가 달라졌다.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이 랑콤을 통해 한국 제품과 유사한 쿠션형 파운데이션을 내놓기 시작했다. K뷰티가 한낱 거품이 아니란 걸 보여주는 일대 사건이다.”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온의 주현성 이사)

한국 화장품 산업, 즉 K뷰티 전성시대다. 세계 1위 광고기업 WPP가 ‘2015 세계 10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 화장품을 주목하라’고 명시한 걸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K뷰티의 성장세는 거침이 없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16조2900억원을 기록해 12조원대였던 2010년보다 4조원가량 늘었다.

수출도 청신호다. 지난해 기준 수출은 전년 대비 40.3%나 급증했다. 최근 5년 평균 성장률은 34.3%에 달한다. 화장품 무역수지 역시 2012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엔 7억5300만달러(약 8400억원)로 효자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성기를 맞고 있는 K뷰티의 성공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K뷰티 선전 배경으로 제품 경쟁력과 한류 열풍, 그리고 정부 지원을 꼽는다.

제품 경쟁력부터 살펴보면 한국 화장품 기술 수준은 지난해 기준 선진국의 80%(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 자료)로 2005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67%에 비해 12%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치열한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년 신제품을 내놓는 등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려왔던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에어쿠션, 세럼, 수분크림 등 일부 제품은 이미 세계 일류 수준에 접어들었다”고 총평했다.

한류는 이런 좋은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전 세계에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 영화, 그리고 가수들의 공연을 통해 ‘한국 젊은이들은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의 소유자’란 인식이 퍼져나갔다. 이는 자연스레 ‘Made in Korea’ 제품에 대한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너도나도 사업 목적 추가

짝퉁·유해성 원료 등 불안 요인도

“파생산업과 융합하면 경제에 큰 힘”

정부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황순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뷰티화장품사업팀장은 “한·EU FTA 체결 전후 정부는 국내 화장품시장이 유럽에 비해 뒤떨어지는 산업군이라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지원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R&D 개발, 사업화에 집중 지원한 결과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시장 환경도 K뷰티에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간 한국 화장품은 관세 때문에 해외에서 비싸게 팔렸지만 각 나라들과의 연이은 FTA로 가격 경쟁력도 속속 갖춰나가는 추세다. 특히 최근 정식 서명 후 국회 비준만 남겨둔 한·중 FTA는 업계 기대감을 한층 드높이는 호재다. 향수, 메이크업류, 매니큐어·페디큐어(현재 관세율 10% 적용)와 기초화장품, 샴푸(관세율 6.5%) 등은 FTA 발효 후 관세가 2년 내 단계적으로 내려간다.

삼성제약 화장품 계열사 삼성메디코스의 최지현 이사는 “중국인 1인당 화장품 소비 지출이 연간 21달러로 아직 세계 평균의 30% 수준에 불과한 ‘미성숙시장’이다. 향후 세계 양대 내수시장으로 떠오를 수 있는 만큼 3억명 이상의 화장품 수요층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중국 대형 유통업체 화련그룹과 손잡고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시장 역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종전에는 여성 중심 시장이었으나 최근 남성들이 화장품을 즐겨 바르기 시작하면서 없던 매출이 생겨나는 현상도 K뷰티 성장 요인으로 손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 특히 20대 남성의 경우 월평균 15개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덩달아 국내 남성 화장품의 시장 규모 역시 커져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겼다(1조760억원,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조사).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단순히 남성뿐 아니라 청소년, 꽃중년 등 남녀노소 전 연령층에서 외모를 가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그만큼 신규 소비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화장품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화장품을 신사업으로 보고 뛰어드는 기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회사인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온 등에 따르면 올해 신규 화장품시장에 진출했거나 하려는 회사만 50여곳이 넘는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들의 배경도 다양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종전에는 제약, 바이오 회사들의 신규 사업 진출이 줄을 이었는데 최근에는 패션, 섬유, 레저, 보석, 도자기, 건강식품 업체 등 브랜드력 있는 회사들이라면 대부분 이 시장으로 뛰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벌써 성공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패션 업체 F&F의 경우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만으로 매출을 2013년 437억원에서 지난해 770억원으로 키우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대문 출신 온라인쇼핑몰로 알려진 ‘스타일난다’ 역시 색조화장품을 강조한 ‘3CE’를 내놔 지난해 매출액 400억원 이상 올린 효자 사업군으로 키워놨다. 지난해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산성앨엔에스의 경우 골판지 사업이 주력이었지만, 2011년 인수한 후 기록적인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리더스코스메틱 사업부 덕에 함박웃음이다. 배관 업체로 유명한 한국주철관은 CJ로부터 인수한 엔프라니와 홀리카홀리카가 선전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제 이 회사는 증권가에서 화장품주로 분류되기도 한다.

급기야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자사 소속 연예인 인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최근 ‘문샷’이란 화장품 전문 브랜드를 선보였다. 배우 하지원 씨도 본인의 화장 노하우를 담은 ‘제이원’이란 화장품을 최근 내놨다. SM엔터, JYP, 큐브엔터 등 유명 엔터 업체들 역시 이 행렬에 최근 동참할 기세다.

정유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류를 이끌어가고 있는 엔터 업체들이라지만 이전에는 부가수익을 내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SM, YG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4430억원으로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액인 5억9800만달러(약 64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본격 화장품시장에 진출하면 브랜드력이 받쳐주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시장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한국 화장품이 성장한다고 하니 영세 업체들은 유사 혹은 짝퉁 제품을 만들어 내놓으면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유통업체 화련그룹의 복합쇼핑몰 계열사인 화련신광의 쭝쟈웨이 대표는 최근 방한해 “한국 화장품 인기가 높아지자 타오바오몰 등 저가 화장품시장에서는 밀수 혹은 짝퉁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때문에 일부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제품 못 믿겠다’는 말이 나온다.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브랜드 관리를 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불거진 파라벤 등 화장품 원료 유해성 논란도 언제든 화장품 소비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화장품 산업이 성장세인 건 맞지만 반도체, 조선처럼 국내 산업의 한 축을 차지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황순욱 팀장은 “세계 화장품시장 규모는 약 2600억달러(약 290조원)로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다. 이 중 10%를 우리나라 기업이 차지한다고 해도 그 규모가 중공업만큼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뷰티, 성형, 여행 등 파생 산업과 융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앞으로 이런 융합 산업을 전제로 접근하면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이코노미 제18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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