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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원 공개매각중 '쓱'…주진우의 속도전 조회 : 1252
스톡king (211.211.***.217) 작성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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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장군
2016/03/17 21:27
 
◆ 레이더M / 핫딜 막전막후 ◆|


지난달1일 정규 주식시장이 폐장한 오후 4시. 공개매각 입찰을 불과 이틀 앞둔 동아원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공시를 냈다. '조건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상태인 회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인수·합병(M&A)을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어 공개경쟁 입찰을 중단하고 사조그룹 컨소시엄과 회사 매각 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한창 입찰서류를 준비 중이던 국내 굴지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A사 임원 K씨는 예상치 못한 소식에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지난 한 달간 밤새워 준비해 왔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A사뿐만 아니라 입찰 참여를 준비해온 수십 곳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관계자들도 저마다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입찰을 코앞에 두고 공개매각을 중단한 데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도의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급기야 공동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 담당자가 이례적으로 이들 인수후보군에 장문의 사과 메일을 보낼 정도로 파장이 컸다.


"이번 매각은 회사 및 M&A 주간사의 고유한 재량으로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 깜짝 이벤트는 올해 초 산업은행이 동아원 공개매각에 착수하면서 내건 매각공고 첨가 문구 한 줄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30곳이 넘는 잠재 인수후보자들이 동아원을 인수하기 위해 매각주간사에서 제공하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지만, 이들 중 공개매각이 중단될 것이라고 생각한 투자자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M&A란 정글에서는 빈틈을 노리는 사냥꾼이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번 인수전에서는 사조그룹을 비롯해 FI로 참여한 중견 PEF 운용사 이음 프라이빗에쿼티(PE), 산은캐피탈이 이 틈을 제대로 파고든 사냥꾼이었다.


이들은 공개 매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도 동아원 구사주 측이 채권단 동의 아래 좋은 인수자를 찾아온다면 공개매각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언제든 회사를 넘길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워크아웃 기로에 놓인 동아원과 채권단 모두 경영정상화와 채권 회수를 위해 매각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아원 1차 매각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말. 주진우 회장을 비롯한 사조그룹 측과 이음 PE, 산은캐피탈이 동아원 인수 결정을 위한 긴급회동을 가졌다. 종합식품회사 도약을 위해 식품 소재 기업 인수를 물색해 왔는데 동아원이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적합 매물이었던 것이다. 주 회장은 그 자리에서 인수 결정을 내렸다. 이후 나머지 모든 작업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주 회장을 비롯한 사조 측과 FI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과 채권단 설득에 나섰고 결국 한 달 만에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사조씨푸드 사조해표 사조대림 등 그룹 계열사가 1000억원을 투자하고 이음PE와 산은캐피탈이 투자자를 모아 600억원을 보태 총 1600억원에 동아원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였다.


무엇보다 M&A로 성장해온 사조그룹답게 이번 동아원 인수는 속도전을 앞세운 전략의 승리였다. 주 회장은 이번에도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거래를 신속히 마무리지었다. 매각 측에서 1600억원 가운데 이행 보증금으로 1000억원을 선납하라는 무리한 요구에도 주 회장은 망설임 없이 에스크로(예치 계좌)를 통해 전액 입금했다. 이는 거래가 무산됐을 때 전액 몰취당할 수도 있는 자금이었다. 이음PE와 산은캐피탈은 사조그룹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와 '속도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FI들은 동아원과의 M&A 계약 확정 후 2주 만에 6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통상 60일가량 소요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단 5영업일 만에 끝낸 일화는 이후에도 회자되고 있다. 매각 작업에 정통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가 최소 30일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5일 만에 끝냈다는 소식을 듣고 사조그룹의 추진력에 모두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사조그룹은 인수 사실을 공시한 지 단 3주 만에 M&A를 완료하고 동아원그룹 8개사를 사조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당초 예상한 투자 종결인인 4월 15일보다 한 달 반이나 단축시킨 것이다. 동아원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명을 '사조동아원'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동아원 매각 작업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획기적인 사례로 평가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나 기존 대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통해 진행 중이던 공개경쟁입찰을 과감히 중단하고 제3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경쟁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자금수혈을 신속히 마무리해 사업을 빠르게 본궤도로 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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