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본문내용

정치방

게시판버튼

게시글 제목

이 분노와 증오의 끝이 궁금하다.

작성자 정보

사또

게시글 정보

조회 1,026 2017/06/22 18:44

게시글 내용

최근 한 아파트 외벽에 실리콘 코팅 작업을 하던 인부가 15층 높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졌다. 원인은 이 인부가 휴대폰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아파트 주민 한 사람이 시끄럽다며 옥상으로 올라가 인부가 매달려 있는 밧줄을 칼로 끊어버렸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 속도가 느려 불만이 많았다'며 수리 기사를 불러 흉기를 휘둘러 살인을 저지른 사건도 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도 종종 생긴다. 이는 사회 분위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살인자' 꿈꾼 소년의 잔혹한 범행", "같은 반 친구 주먹에 맞아 초등학생 비명횡사" 등의 보도에서 보듯 어려서부터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일으키고 잔혹한 응징에 나서는 심성으로 길들여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며칠 전 한 방송 채널에서 원로배우 신성일 씨의 근황과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방송 말미에 그가 남긴 의미 있는 말이 있다. "상반기 한국 영화는 분노 영화가 80%다."라며 "그런 거 그만 해야 한다."라고 했다. 듣고 보니 상반기 뿐만 아니라 언젠가부터 한국 영화계에는 분노 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본과 관련한 분노, 기성세대와 관련한 분노 등 주로 과거에 대한 분노다.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영화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사람이 분노해야 할 때는 분노해야 한다. 그러나 늘 분노하며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한다. 찾아보면 감사할 일도 많다. 한국에서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대부분 영화가 분노의 표출이라면 문제가 크다. 사람의 감정이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며 훈련이 필요하다. 의도적으로라도 밝고 명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계 관련 종사자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온통 분노영화에 집착한다면 이는 오락이나 분노의 표현을 넘어선 분노의 생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단순한 상술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사회를 향한 테러다.

'분노 영화 80%' 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신문 등 언론의 보도도 미담(美談)은 찾아보기가 어렵고 주로 추문(醜聞)이나 악행(惡行)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온갖 상상과 억측까지 보태니 그런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이 모두가 이 사회에 대한 테러를 조장하고 사주하는 역할을 한다.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테러를 가하는 것이다.

미담은 기사거리가 되지 못하고 흉측한 얘기들만 찾아다니는 기자들이나 이를 독려하는 언론계, 분노 영화에만 집착하고 있는 영화계, 모두가 밝고 훈훈한 사회를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각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이들의 죽음을 이용하여 아직도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분노와 증오를 팔고 다니는 악마들은 물론이고.

게시글 찬성/반대

  • 3추천
  • 0반대
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었다? 자세히보기 →

댓글목록

댓글 작성하기

댓글쓰기 0 / 1000

게시판버튼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