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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과, 베트남은 한 줄도 보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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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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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77 2018/04/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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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2월 12일 베트남 꽝남 성 퐁니·퐁넛 마을 주민 74명이 한국군에 의해 학살됐다'라고 시작하는 인터뷰 기사가 오늘자 중앙일보에 실렸다. 김진국 기자가 1999년부터 20년 동안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벌였다는 구수정(여) 한·베 평화재단 상임이사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구 이사의 입을 통해 베트남전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처참한 증언들이 나온다. '나가는 족족 총을 쐈어요. 탄 아주머니는 옆구리에 총을 맞았고, 나가서 보니까 오빠는 엉덩이가 다 나갔고, 언니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막냇동생은 입에 총을 맞아 숨을 쉴 때마다 피를 토해냈대요.', '탄 아주머니는 걷다가 보니까 창자가 배 밖으로 다 흘러내렸대요. 창자를 안고 여덟 살 여자아이가 계속 ‘엄마! 엄마!’ 이러면서 엄마를 찾아다녔다고 기억해요'라는 증언에는 저절로 숙연해지게 된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다. 이보다 더 처절한 장면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전쟁이다. 전쟁은 없어야 하는데 누가 왜 전쟁을 일으켰는지가 중요하다. 당시 베트남도 남북으로 갈려 서로의 주장을 고집하다가 내전이 벌어진 것이다. 패가 갈려 전쟁이 벌어지면 어느 쪽이든 편을 들게 될 외세가 끼어들기 마련이다. 미국도 한국도 그 외세였던 것이다. 똑같은 경우를 우리도 겪지 않았던가.

내전 개입과 침략 전쟁은 그 경우가 다르다. 역사를 반추했을 때 침략을 받은 경우에는 한 목소리로 대응할 수가 있지만 내전의 경우는 이를 들추게 되면 또다시 패를 갈라 싸워야 한다. 가령 한국이 통일되면 6.25 전쟁 학살의 책임을 미국에 물을 것인가 중국에 물을 것인가? 다시 갈라져 싸워야 할 문제다. 이를 알기에 베트남 정부에서는 일단 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사과, 베트남은 한 줄도 보도 안 했어요'라는 구 이사의 증언에서 베트남 정부나 언론 등 지식층의 고민을 느끼게 된다.

아픈 역사는 들쑤시는 게 아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은 가능한 묻고 현재와 미래에 도움되는 친구라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사과'라는 명분으로 자꾸 들쑤셔서는 절대 치유나 화해가 될 수 없다. 들추는 것 자체가 제2의 가해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이 원치 않는데도 한국 정부가 '사과'를 빙자하여 자꾸 들추려 하는 것은 분명 제2의 가해이다. 필자가 사과를 빙자한다고 하는 것은 한국의 좌익 정부가 하려는 사과 의도에 진정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있다면 상대편의 고민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베트남 정부에서 원치 않는 사과를 하겠다고 나선 데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박정희 정권과 일본을 겨냥한 국내 정치의 이해관계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국내 문제를 해외에 끌고 갔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번 유엔 연설에서 '촛불 혁명'이란 말을 계속하자 장내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워 텅 비게 된 경우가 있었다. 그들에게 문 대통령이 말하는 '촛불'의 의미는 이해의 대상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집 안의 일은 밖으로 들고 나가는 게 아니다.자칫 누워서 침 뱉기요 화를 불러들이는 구실이 될 것이다.

베트남인 중에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이들이 많을 것이다.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있을 것이고, 전후 한국인들이 가서 저지른 비도덕적인 행태, 예를 들면 여행이나 사업차 가서 거만하게 군다거나, 여자들을 건드려 많은 혼혈아들을 생산해놓고 돌보지 않는다거나, 국내에 온 베트남인들을 괄시한다는 등 전쟁 후에도 여전히 가해를 하고 있다. 이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이는 정부가 나서서 의례적으로 사과 운운할 게 아니라 민간단체가 나서서 보듬어야 할 문제다. '새마을 운동'의 전수 등은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이고 민간인 개개인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데는 민간단체를 통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다. 위안부 단체나 좌익 단체 등 누구를 미워하고 해코지하려는 단체가 끼어드는 것을 경계하고, 진정한 화해와 치유를 위한 단체에 적극적으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작년에 올렸던 글 중에 일부를 다시 소개한다. 노무현 정권 때였다. 지리산 자락의 어느 평온하던 마을이 소위 '과거사 정리'라는 것 때문에 뒤숭숭해졌다. 6.25 전쟁 때 낮에는 국방군이 밤에는 인민군이 서로 상대편 부역자를 찾아 죽이는 일이 반복되어 마을 남정네들 대부분이 죽은 사건이 있었으나 전쟁이 끝나고 그 후손들이 이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고 암묵적 화해로 수십 년을 평화롭게 살았는데 그놈의 '과거사 정리'가 불을 질러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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