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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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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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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34 2018/07/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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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에 개입한 문제가 시끄럽더니 금세 잠잠해진다. 청와대가 약(?)을 썼나? 이는 그렇게 잠시 떠들다 말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장 실장이 기관 인사에 개입(추천이 됐든 덕담이 됐든) 한 것도 문제이고, 뒤이어 청와대 비서실에서 개입(탈락시킨) 한 것도 문제다.

조국 민정수석은 '보건복지부가 독자적 검증 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비서실에 인사검증을 요청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또한 문제다. 정부 부처에 산하 기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실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도 문제이고, 이러한 모든 기관의 인사 검증을 '요청'이라는 형식을 빌어 청와대 비서실에서 다 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야말로 국정농단이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은 정치와 관련 없는 금융전문가의 몫이다. 철저히 능력과 사명감을 우선으로 하고 청와대든 어디든 절대 외부의 정치적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시스템하에서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임 본부장을 '국정농단'에 엮어 감옥에 보냈다. 그리고 1년 동안이나 공석인 상태로 두고 인선에 잡음이 새어 나온 것이다. 아예 노골적으로 청와대가 나서서 주무르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이용하여 복지주택 건설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한 편에서는 대기업의 주식 지분을 이용하여 기업 경영권에 간섭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현재 정권의 탈원전(脫原電)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한수원 이사회 같은.

국민연금 기금의 轉用이나 수익성과 관련없는 활용은 절대 안 될 일이다. 이 기금은 정부든 누구든 함부로 가져다 쓸 수가 없는 돈이다. 국민들이 맡긴 돈으로 안전하게 불려서 되돌려줘야 한다. 국민들의 노후를 보장해주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 국민연금이다. 이를 5년짜리 정권이 목적 외 활용을 감히 상상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결코 순수해 보이지 않는 인사개입부터 하고 나서니 이 사람들 도대체 겁이 없는 사람들이다.

국민연금의 가장 중요한 숙제는 안전이다. 그리고 수익이다. 수익성 외의 투자는 안전성을 해친다. 그렇다고 안전만 생각하면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다. 안전하게 수익을 내는 게 관건이다. 이는 아무나 할 수가 없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일이다. 오로지 운용 능력으로만 가능하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 외환은행을 사들여 수 조원의 차익을 낸 '론스타 펀드'를 보았다. 대부분 배 아파했지만 사실은 우리도 저런 펀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미국계 투자 펀드로 미국의 연기금을 비롯한 세계 대형 투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주로 부실채권 정리, 부동산 운용, 기업 구조조정 등에 투자한다. 론스타는 한국에서만도 외환은행뿐만 아니라 외환위기 당시 서울의 빌딩들을 사들여 톡톡히 재미를 봤다.

우리 국민연금도 이러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직접 투자든 위탁 투자든 알아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이 책임자가 되어 이를 판단하고 지휘를 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621조 6422억 원으로, 론스타의 운용 자금 약 25조 4000억 원(240억 달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단일 기금으로는 세계 1위 규모라고 한다. 이러한 거대 자금을 굴리는 일을 하는 사람은 '론스타' 같은 세계적 펀드들을 부릴 정도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인선을 정치권에서 정실 인사로 뽑아 정권 바뀌면 하루살이 신세로 전락시킨다면 이 얼마나 황당하고 위험한 일인가? 거기다 문재인 정부는 이 기금을 수익 사업이 아닌 복지 사업에 轉用하거나 대기업 길들이기에 활용할 움직임마저 보인다니 국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참고로 박근혜 정권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하여 손실을 봤다며 일부에서 난리를 치고 결국 당시 주무 장관과 기금운용본부장이 쇠고랑을 찼다. 그러나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냈다. 필자가 지난해 1월에 쓴 칼럼 일부를 소개하는 것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국민연금이 이 합병에 찬성함으로 5000억 원 대의 투자손실을 입었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의 평가액이 합병 당시에 비해 현재 많이 내린 것은 사실이다. '파이낸셜뉴스紙' 분석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합병 직전 주가는 15만 9294원에 비해 2016년 12월 26일 마감 주가는 12만 6500원으로 약 20% 내렸다. 손실 주장은 아마 여기에 근거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건설업종 주가지수는 약 25% 내렸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더 큰 손실이 생겼을 개연성이 크다.

만약 삼성물산의 투자손실을 전적으로 합병에 책임을 지운다고 하더라도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에서 얻은 투자수익은 약 6조 원으로 삼성물산에서 입은 손실의 열 배가 넘는다는 것이 파이낸셜뉴스의 분석이다. 이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이었던 삼성물산을 제일모직과 합병시킴으로 외국계 해지펀드로부터 그룹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같은 기간 주가지수(코스피)는 오히려 -5%였음을 감안할 일이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사실상 이제 국민기업이다. 국민들이 지켜줘야 한다. 국민연금을 선심 정책을 펴는데 轉用하려 든다거나 '재벌들 혼내 주는데' 쓰려는 자들에게 맡겨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박수치고 따라간다면 개인의 노후도 국가의 미래도 불행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정권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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