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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조회 : 4034
장형 (58.224.***.83) 작성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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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8 07:38
 

 


재수를 하던 큰 녀석이 수능시험을 마쳤다.
학원이나 과외수업 없이 오로지 집안에서..참고서와 컴퓨터 EBS 교육 방송만을 이용하여...
아빠와 함께...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밤 열한시 취침까지..
월화수목금금금..하루도 쉬지 않고..똑같은 생활을 견뎌낸..녀석
그렇게 노력한 성과는 있었다.
일단 가채점 결과 작년 수능 시험 성적보다 총점에서 60이 올랐다.
물론 시험의 난이도나 다른 수험생들의 성적을 고려한 비교치가 나와봐야 하지만,
애비인 나는 이 정도로 충분히 만족한다.
아니 성적이 이렇게 잘 나오지 않았어도 괜찮다.
나는 그 기간동안  전혀 집밖을 나가지도 않고
그야말로 창살없는 감옥생활을
-특히 나같이 성질 드러운 간수장과 함께- 견뎌낸 녀석이 기특하고,
그 기간동안 나와 함께 나누었던 그 기억, 추억 만으로도
내 인생의 어느 기간보다도 값지고 보람있고 행복했던 기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맘이기 때문이다.


나는 재수생활을 잘 견뎌낸 그 녀석이 기특해서..
수능을 마치고 난 저녁에 녀석에게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이 잔이 수료증이다.
애비의 사숙에서
그 동안 네가 아빠에게 심한 잔소리와 몽둥이질 주먹질을 잘 견디어냈기에
이제, 세상에 나가 한 성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소양공부를 마치었다는 졸업장이다.
그동안 수고했다.


..................................


녀석은 그 동안 참 많이 맞았다.
특히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등등의 말을 할지 모르는 녀석인지라
속된 말로 게긴다고 더 심하게 맞는 경우가 많았다.
걸핏하면 조는 녀석을 감시하기 위해 거실에 나와서 공부하라고 지시했는데,
거실에 나와서 공부안하고 책상에서 공부한다고 고집피우다가 빰맞고 머리통 쥐어박힌 일
스트레스 쌓인 녀석이 동생에게 성질부리다가 동생과 싸운다고 야구방망이로 두둘겨 맞았던 기억...
자기입장만 생각하고 고집피우다가 속옷차림으로 집밖으로 쫒겨났던 일...
특히 최근에 욕실 오래 쓴다고 할머니가 하시는 야단에 툴툴대다가
내 주먹에 맞아 아구창이 나서 일주이 넘게 밥을 못 먹었던 일...
 
등등등...지금 기억나는 일만해도...ㅠㅠ


아무튼 끝났다.
일년간의 재수생활을 무시히 마친 녀석은 이제 해방의 기쁨울 가득 즐길 것이다.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컴퓨터나 기타연습, 노래듣기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좋아하는 농구도 질리게 할 수 있다.
당분간은 그러한 해방의 즐거음에 흠뻑 빠질 것이다.
나는 예의에 벗어나는 짓 외엔 무엇을 하던 놔둘 것이다.
이 때 아니면 그 즐거움을 누릴 시간이 없을 것이고, 또한 녀석은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기에...
그리고, 남자의 일생에서...지금의 그 기쁨은 분명 잠시일 것이고,
금방 또 다른 문제들이 녀석을 가로 막을 것이기에...
(물론 녀석은 그 때마다 이번 재수하며 수련한 인내력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 믿지만...)


녀석은 한 판 잘 마무리 지었지만,
나는 아직 멀었다.
일단 제일 먼저 풀어야할 것...

공부하기..
도서관에서 선물투자상담사책을 빌려보다가 시험일정이 마침 12월 초에 있어서..
한달정도 기간이면 안되겠나..하는 맘에
인터넷으로 자격증시험 지원을 했는데...막상 해놓고 책 내용을 보니 장난이 아니다.
뭔놈의 외워야할 수학공식이 그리 많고..숫자가 많은지...
숫자에 약한 나는 골머리 아플 수밖에...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더라도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는 맘...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지난달부터 엉킨 매매를 푸는 것....
갑자기 줄어버린 변동성과 느려져보린 지수의 흐름 속도에
변동성을 중심으로 데이트레이딩하는 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달 매매내역은 겨우겨우 수익 중이지만, 참으로 하루하루 트레이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저 조심조심 몸조심하는 것이 최고라는 마음으로
쉬엄쉬엄 많이 놀면서 변동성이 살아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러한 장세의 변화를 머리로는 감지하였으나,
몸으로 실천하지 못한 것 보면 대응력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매매틀을 좀더 치밀하고 엄격하게 갈아서 몸에 품어두기....
이것은 두고두고..노력하며 점검해야하는 일이다.
어쩌면 평생동안 먹고 사는 일과 관련이 되어있으므로.. 젤 중요한 일이라 할 것이다.


먹고 사는 일....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남자로 태어나 자식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생을 노력해야하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엊그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트레이딩하다가 다 거덜내고..용산에서 컴퓨터 가게를 개업한 친구다.
용산불패의 신화가 박살난지 오래고...점점 장사해 먹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을 한참하고 끊었는데..
문제는 그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의 발달 때문...
용산은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제품의 한국의 대표적 도소매시장으로 전국에 물건을 공급하는 곳.
그런데..인터넷쇼핑이 발달하면서 몇몇 약삭빠른 용산 상인들의 손에 의해
지방 타운에 공급하던 도매가, 딜러가가..인터넷에 공개되어버렸고,
그 바람에 용산 자신도 일반손님들에게 조차 소매가로 못팔고 도매가로 팔게 되어
램이나 하드같은 부품들은 가격경쟁이 하도 심해서
결국 천원띠기 장사로 전락되고 말았던 것.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 매장을 오픈한 친구는
견디다견디다 못해 자신도 할 수 없이 온라인 판매를 위해
 imaccomputer.co.kr 이라는 주소로 인터넷 판매용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들어가보니 컴퓨터가격이 가관이다.
셀러론 2.26GHz  256메가 램  장착된 새 컴퓨터 본체값이 24만원.....
애슬론64-  2.2GHz  1기가 램 160기가하드 장착된 새 컴퓨터 본체값이 48만원...
컴퓨터 가격이 200-300만원하던 옛날같으면 마진에 불과할 정도의 가격...
몽땅 다 남아야 24만원 48만원 남는 장정도의 가격인데....
이나마 인터넷으로 파니 판매가가 모두에게 공개가 되어 마진도 박하고,
주로 매매시 결제가 카드로 이루어지니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에 완전히 노출되고,
게다가 홈페이지 관리해주는 값으로 한달에 적지않은 돈이 나간다니..ㅠㅠ


대한민국 첨단 컴퓨터 유통의 메카인 용산이
자신이 팔아 먹은 컴퓨터로 인해 발달한 인터넷에 의해 그 유통의 문제점을 안게되어
점점 힘든 나날을 보내게되었다니...
결국 컴퓨터가 용산을 잡아먹은 꼴이 되었다.


인건비 비싸서 생산업도 못하고, 유통시장의 급격한 대형화 첨단화로 유통업도 적응하기 힘들고,
하루걸러 느는 것은 식당, 술집, 음식점..이라 그것도 못하고..........
일자리는 없고 자영업은 망한다는 말뿐이고.....
한국전쟁 세대인 오십대들은...참으로 설자리가 없다.
게다가 왜그리 잔인하게 평균수명이 늘어나는지....

 

그래서 아사리판같은 파생판이지만...이 판을 못 떠나는 게다.
이곳은 비젼은 있지 않은가..허황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시장에 휘둘리느라...매일매일의 거래에 지쳐 황폐한 심신이지만,
소주한병 까고 잠자리에 누우면
꿈속에서는 어느덧 조지소로스가 되어 멋진 비키니 아가씨들에 둘러싸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이판은 그런 꿈이라도 있지 않은가...ㅎㅎㅎ


 
아들놈이 수능이 끝나는 바람에..
오늘은 혼자서 새벽에 일어나 자판을 두드린다.
해방된 기분을 만끽하며 코 골며 자고 있는 놈...


남자의 인생에서 영원한 해방이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저놈은 아직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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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reverYoung 11.18 07:44
    00

    그동안 고생 많으셨네요.. 이제부터 좋은일만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올만에 뵈니 참 반갑네요.. 댓글 신고

  • namkynam 11.18 08:48
    00

    수험생 부모님으로써 고생끝나셨으니... 파생판에서 고생끝 행복 시작하시길..... 다시 씽크풀에서 활동하시는 모습이 보고 싶네용... 댓글 신고

  • 푸른바람5 홈페이지 이동하기 11.18 09:51
    00

    고생 많으셨습니다...수능대박 축하드려요... 내 일처럼 기쁩니다~~ 댓글 신고

  • 스나이퍼매매 홈페이지 이동하기 11.18 11:33
    00

    장형님 닮아 착한아들입니다. 댓글 신고

  • 000000000000 홈페이지 이동하기 11.18 12:22
    00

    大業를
    이뤄셨군요 더 큰氣을 주새요
    강한 男으로 살아가게....
    댓글 신고

  • 고넬료333 11.18 12:28
    00

    장형!수고하셨어..큰일 치뤘네..그리고 덕분에 여러분들이 우리 사이트에 관심을 가져주시게 된것 같네..주문 전화까지 주시고..소주 한잔 해야지^^ 댓글 신고

  • 아빠의마음 홈페이지 이동하기 11.18 12:42
    00

    ^^ 댓글 신고

  • gm1224 11.18 20:20
    00

    님의글은언제나잔잔한감동을주네요 댓글 신고

  • 남도갯장어 11.18 20:30
    00

    동안 고생 많이 하셨네요..항상 건강하시고 뜻하는바 모든일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신고

  • giljabi 11.18 21:40
    00

    좋은 결과 있기를 빕니다 댓글 신고

  • k회장 홈페이지 이동하기 11.19 16:43
    00

    아들이 효자군요.아버지 생각를 따라 주었다는점에 행복한 가정임를 느꼈습니다.. 댓글 신고

  • 영화와나 11.22 22:56
    00

    남자는 마누라와 자식의 영원한 인질일까? 아닌것 같애.. 댓글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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