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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와 부엉이가 멸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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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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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45 2018/03/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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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와 부엉이가 멸종위기
 


   봄부터 여름에 밤길을 걷거나 숲에 바람을 쐬러 가면 소쩍새 소리가 유난했다. 고요한 밤에 집 주위 숲에서 들리는 소쩍새 울음소리는 간절한 심정을 담은 노래다. 소쩡 소쩡 어둠을 뚫고 퍼지는 음파는 무엇이 그렇게도 간절한지 고요한 귀청을 애누리 없이 때린다. 그러나 이 소쩍새 울음소리가 요새는 듣기 매우 어렵다. 밤에 우는 새라 볼 수도 없어 모양이 어떻게 생기었는지 알 수 없지만, 사진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새다. 부엉이도 밤에 활동하는 새로 그 울음은 웅장해서 부엉이 뒤에는 호랑이가 따라다닌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한다. 부엉이나 소쩍새가 거의 보이지 않아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라 생각된다. 소쩍새에 대해 이름이 여럿으로 불린 만큼 문학적인 시가는 많기도 하다.


   소쩍새와 뻐꾸기를 혼동하는 이야기가 많다. 소월 시인은 접동새라 하기도 했는데 옛 시가에 귀촉도 자규 접동새 두견새로 사용된 글이 많으나 밝은 데서 놀기 좋아하는 뻐꾸기와는 구분된다. 뻐꾸기는 밝은 낮에 활동하는 새로 희희낙락하는 소리를 내지만 소쩍새는 외롭고 구슬픈 소리를 내며 야행성으로 어두운 밤에 활동한다. 문학적인 시가의 억양이나 분위기도 뻐꾸기가 아니고 소쩍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소쩍새의 우는 소리는 오직 밤에 홀로 자는 여인의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그런 애절한 소리의 비참함이 스민다. 소쩡하고 울리는 끝 매김소리는 가슴을 찡하게 하는 여운이 날카롭다고나 할까. 그래서 시인.묵객이나 가수는 소쩍새 소리에 남다른 감화를 느끼는 일이었나 보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소쩍새 울음소리는 항상 쉽게 듣는 노래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노래가 사라지고 있다는 일은 소쩍새가 멸종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경고라 생각된다. 소쩍새가 왜 사라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환경오염 때문인지 아니면 먹이사슬이 없어지는지 하고 말이다. 소쩍새의 주된 먹이는 작은 쥐들이다. 작은 새도 먹이가 되지만 작은 새는 밤에 다니는 종류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쥐들은 주로 밤에 활동하므로 쥐가 소쩍새의 사냥감으로 마주치기 쉽다는 것이다. 또 소쩍새는 낮에는 시력이 모자라고 밤에는 시력이 유별나게 좋다는 능력도 갖췄다. 그래서 쥐가 소쩍새의 주된 먹이가 아닌가 생각한 일이다.


   모든 야생동물은 기생충이 많지만, 특히 쥐에게는 진드기가 유별나게 많다. 전에 다른 글에서도 들쥐의 진드기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농사작업을 하다가 휘둘리는 농기구에 쥐가 죽었다. 안쓰럽게 부들부들 떨면서 죽는 쥐가 갑자기 털 빛깔이 변하는 것이다. 뿌연 먼지 색으로 금방 연기를 뒤집어쓰는 형상이다. 하도 이상하여 자세히 살펴보니 밀가루 같은 미세한 진드기가 기어 나와서 죽음에 이르는 쥐의 털을 온통 덮었다. 쥐의 색깔이 진드기 색깔로 바뀐 것이 놀라웠다. 쥐의 자그만 몸이 그렇게도 많은 진드기에게 피를 빨리고도 어떻게 살았을까 소름이 끼치도록 징그러웠다. 사람 몸에 진드기 한 마리만 붙어도 참기 어려운 일을 경험으로 안다. 진드기 생태는 쥐의 체온이 금방 저온으로 바뀌자 죽음에 이른 줄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다른 살아있는 가해 동물의 몸에 옮겨붙으려는 수작이다.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진드기가 살아남는 방법이고 수단이다.


   그 장면을 본 후로 나는 절대로 야생동물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특히 쥐를 잡아도 생포를 하는 방법을 쓰지 독약이나 죽이는 방법은 하지 않았다. 죽은 쥐에서 나온 진드기가 사람에게 옮겨붙기 때문이다. 진드기가 살기 위해서는 가해 동물에게 옮아가야 하는 절박감은 조물주가 시킨 일이다. 소쩍새가 쥐를 잡아먹을 때마다 쥐가 원치 않게 키우는 기생 진드기를 옮겨 받는 일이 소쩍새가 멸종하는 원인이라 생각되었다. 쥐 한 마리에 수효가 셀 수 없도록 많은 진드기를 소쩍새가 어이 감당해낼 수단이라도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람에게는 유행성출혈열을 옮기는데 소쩍새에게는 그런 병도 발병하는지도 알 수 없다. 부엉이도 그럴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러나 부엉이는 큰 짐승을 잡아먹고 살기 때문에 작은 쥐는 사냥하지 않으니 덜할 것이다.


   세월을 돌아다보면 종달새는 밀의 종자 소독약 때문에 멸종했고 여우는 쥐약으로 멸종되었다. 여우는 쥐약 먹고 죽은 쥐를 먹어서 그렇지만, 소쩍새는 죽은 쥐를 돌아보지도 않고 살아 움직이는 것만 취한다. 소쩍새가 멸종하는 일은 아마도 진드기가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런 연구도 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당해 학자분들은 이런 쪽으로도 연구해 주셨으면 한다. 소쩍새가 사라지면 인간 심성을 감성의 분위기로 돌아보게 하던 아름다운 소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소쩍새 울음소리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비파 같은 존재다.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소월의 시 접동새가 귀에 들리는 듯 울린다. 소쩍새가 멸종되지 말아야 야삼경 피를 토할듯 울어쌓는 소쩡 소리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말이다. 밤마다 날마다 외로운 가슴을 찔러오는 피 묻은 소리에 잠 못 이루어 뒤척이는 사람을 위해서도 말이다. ( 글 : 박용 2018. 03.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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