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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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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14 2018/08/2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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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아리랑에 대한 언어적 고증


  "영천아리랑"은 영천에서 살다가 일제 총독정치의 혹독한 탄압을 피해 중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고국 영천에서 부르던 노래를 다시 향수에 젖는 마음으로 불렀던 노래다. 영천아리랑이 만주벌판에서 널리 불려지다가 북한으로 넘어들어 다시 재정립의 조율을 거쳐서 오늘날 영천아리랑으로 전수해온 배경은 한 세기의 역사를 누려온 민족혼의 기록임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일제치하 혹독한 총독정부에 항거하여 고국을 등지고 이역의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과 혹은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버려진 들판을 개척하던 한많은 민족의 설움을 노래로 동포들의 가슴에 새겨놓았던 가슴아픈 흔적의 각인이라 할 수 있다.


   그때만 해도 만주로 떠난 사람들은 지식층들이 많았고, 특히 예술적 기질이 있는 영천사람들이 자유와 억압에 견딜 수 없어서 정신적인 해방의 길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가 어릴 때 산에 가면 풀베고 나물캐는 남녀가 하루종일 불러대는 노래소리가 있었는데 유심히 들어보면, 가슴의 한을 명주실 풀어내는 실꾸리처럼 바람결에 흘러, 듣는 이로 하여금 심금에 여운을 새기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들은 노래가 어사령조와 혹은 아리랑곡의 영천아리랑 가사로 아득히 기억되는 것같다.


   영천지방 사람들은 무척 반갑다는 표현을 반대말로 잘 표현하는 풍속이 아직도 있다.


   "아라린가 지랄인가"의 "지랄"은 몽매에도 그리다 못한 정황에 쓰는 역반전 효과를 나타내는 "어이 그리 내마음을 몰라주느냐"라는 표현에서 자주 쓰는 말인데, 애틋한 정황에서 마음대로 안될 때 뱉아내는 말이다. 표현의 극치를 이룬 모습에서나 볼 수 있는 말로 몹시 반가우면 "아이고 문둥아"라고 표현한다. 문둥병환자의 거부감 보다는 문둥이들이 서로 삶의 공감을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동질성의 사랑을 누리는 정황을 빌려온 말일 것이다.


   또 역반전의 예로 아이가 귀여우면 "그놈 참! 밉게생겼네"라고도 표현한다.

   내 기억에도 "아라린가 지랄인가" 하는 노래소리의 울림은 귀에 쟁쟁하다.반세기 전만해도 동백기름이 요즘 석유화학 원료만큼이나 소중하던 때라 화장품에서 실내 조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쓰이던 효용이 오늘날 석유의 존재와 비슷했다.


   동백이란 남해섬에서 자라는 동백이 아니라 초봄에 노랗게 꽃이 피는 생강나무의 열매를 이르는 말이다.


   그 당시 산촌의 아가씨들은 동백열매 채취작업이 성황을 이룬 시기이기도 하나, 머릿결을 소중히 하던 풍속에 동백기름으로 아릅답게 가꾸어 다른데로 시집가버리는안타까움의 표현이 어우러져 있다. 차라리 아주까리나 동백열매가 열리지 아니하여 머릿결 화장을 못해, 멀리 떠나지 말기를 소원하는 남자들의 훼방스런 투정이다. 물론 아주까리도 같은 효용의 용도로 쓰여졌다.


   "요놈의 총각아 치마폭 놔라"의 "놔라"는 순수한 영천토박이 사투리다. 표준말은 "놓아라" 인데, 다른지방은 "잡지마라" 혹은 붙들지마라"이다. 이 말은 노래의 출처가 영천이라는 고증을 확실하게 대변해 주고 있다. "요놈"이라는 말도 유독히 영천에서 쓰는 말로서 다른 지방에서는 "요놈"이 아닌 "이놈"이라고 쓴다.


   또, "멀구"라는 말도 순수한 영천토박이 말이다. 표준말은 "머루"지만 우리는 어릴적 통상적으로 그렇게 불렀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70대의 사람들은 "멀구"라고 표현한다. 앵두나 딸기도 마찬가지다. 앵두는 "앵구"로 딸기는 "딸구"로 표현하는 방식도 멀구와 같다. 필자의 생각으론 ""의 의미는 ""에 대한 한자방식의 구어적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지랄인가", "놔라", "좌라"(주어라),"와카노"(우째그렇게 말하노), "아아뢰"(엊그제), "곽재"(갑자기 생각할 사이 없이), "달게"(드물게 반대),"요놈"등의 말들은 특이하게도 영천지방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던 말인데, 놔라, 좌라, 와카노, 아뢰, 곽재처럼 말의 지나친 줄임은 영천사람들의 특징이다.


   이상 여러 언어적 고증을 보더라도 구전하여 온 노랫말과 가락이 영천사람들의 방언을 숨김없이 담고 있고,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지방사투리와 아울러 생활속에 녹아 있음을 감지할 때 노래의 발상지가 영천지역임에 틀림없음을 고증하는 바이다.


   또한, 그리운 고향을 생각하며 향수에 젖어 일구월심 부를 수밖에 없는 환경의 변화가 가져다 준 시대의 특수성이 구비문학의 맥을 이룬 지역민요의 출산을 가져온 것이다.



다음은 영천아리랑 가사이다.

  작성자 古雲 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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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편)

    

아주까리 동백아 열리지 말아
산골집 큰애기 발덧이 나누나

앵구나 오뒤는 단맛에 먹구요
딸구나 살구는 신맛에 먹는다

아리랑 고개는 얼마나 먼지
한번 간 님은 왜 못오느냐

요놈의 총각아 치마폭 놔라
외벌로 당친 치마폭 콩 튀듯 하누나

(북한편)

아라린가 쓰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고개로 날넘겨주오

아주까리 동배야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

멀구야 다래야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

울넘어 담넘어 님숨겨두고
호박잎 난들난들 날속였소

영천아리랑 듣기   민요창 / 정은하

영천아리랑 악보

  박용 그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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