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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에 아무것도 양보 안해… 결론까진 먼 길" CVID 계속 압박
한국경제 | 2018-04-23 06:32:57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북한
이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지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북한과 전 세계
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우리의 정상회담
을 고대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22일에는 “미국은 아무것도 양보하
지 않았고, 북한과 관련한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아직 먼 길이 남아 있다&rdquo
;고 북한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놀라운 발표”라는 평가
가 있었지만, “과거에 많이 본 소극(parse)”이라거나 “비핵
화가 아니라 핵 보유국 선언일 뿐”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기대 내비치는 美 행정부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북한 발표가 나오자 환영 메시지를 띄운 데 이어 다섯 시
간 뒤인 밤 12시 무렵에도 다시 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트위터에 “북
한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멈출 것이며, 핵실험 중단 서약을 증명하기 위해 북
한 북쪽의 핵 실험장을 폐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으로부
터 받았다”고 썼다. “모두를 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최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내정자)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뒤부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엔
“미·북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뭐든 다하겠다”는 말도 했다
.

하지만 22일 ‘미국만 북한에 많이 내줬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
오자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완전하고 검
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합의가 완료되기까지 가야 할 길
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그는 또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간만이 말해 줄 수 있다”고도 했다.

◆美 언론·전문가 의견은 갈려

진보 성향인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선언을 “놀라운 발표”라고
규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신중론을 폈다. 이 신문은 “어떤 전문가들
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으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고
시간을 벌려고 협상을 활용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김 위
원장이 안전 보장 등의 보상이 주어지면 결국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 엇갈리는 의견을 모두 다뤘다.

미국 내 대북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
당 차관보를 지낸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센터 국장은 트위터
에 “분명히 긍정적 시그널이지만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아니다&r
dquo;며 “비핵화에 대해 한마디도 없었고 이런 선언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고 적었다.

지난해 말 주한미국대사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는 21일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 금지와 선(先)사용 금지 등 책임 있는 핵 보유국의 측면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비핵화 선언을 한 게 아니라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
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북 압박은 지속 방침

미 정부는 북한 비핵화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7 국가별 인권사례보
고서’에서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자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대
표적인 국가로 지정하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 보고서는 북한을 ‘김씨 가문이 60년 넘게 이끌어 온 독재 국가’
로 규정하고 “거의 모든 보고 대상 분야에서 북한 국민은 지독한 인권침
해에 직면했다”고 강력한 어조로 비난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선임분석관은 WSJ에 &ldquo
;김정은은 놀라울 만큼 국제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잘하고 있다”며 &ldqu
o;미·북 정상회담이 성공하지 않을 경우 비난이 미국에 쏠리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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