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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금융권 '영국 대탈출'
한국경제 | 2019-02-20 01:33:27
[ 정연일 기자 ]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와 기업들이 잇따라 영
국 내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19일 영국 스윈던 지역에서 30년 이상 운영해온 공장을 202
1년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하치고 다카히로 최고경영자(CEO)는 “전기
차 보급이 증가하는 유럽의 공급 차종을 늘려야 하지만 EU 역내에서 생산하는
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혼다는 스윈던 공장에서 주력 차종인
시빅을 생산했다.

스윈던 공장이 문을 닫으면 혼다는 더 이상 유럽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게
된다. 이 공장의 폐쇄로 35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노
딜 브렉시트 위기가 커진 점이 혼다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보고 있다
. 다만 하치고 CEO는 “브렉시트를 특별히 고려하진 않았다”고 말했
다.

앞서 닛산자동차도 새로 출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영국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재규어랜드로버와 포드는 영국 내에서 고용을 줄이기로 했다
. 영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자동차산업 투자는 전년 대비 50
% 가까이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업계에선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해 일단 영국
에서 자금을 빼자’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CNBC는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의 10대 주주 중 하나인 미국 투자회사 타이거글로
벌매니지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바클레이즈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이체방크를 포함한 5개 은행이 7500억유로(약 964조6200억원
)에 달하는 자산을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

주요 투자사는 런던에서 운영 중인 유럽 본부를 독일이나 프랑스로 이전할 계획
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을 예측해 유명해진 투자
자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영국 은행 두 곳에 대한 매도포지션 설정을 통해 노
딜에 ‘베팅’한다고 밝혀 주목됐다.

항공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캐서린 베넷 에어버스 수석부사장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내 에어버스 공장을 유럽으로 이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항공사 플라이비엠아이는 노딜 브렉시트 시 유럽 내
항공편 운항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
정이라고 발표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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