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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 무죄'...日매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건 납득 불가"
파이낸셜뉴스 | 2019-09-20 16:47:05
19일 도쿄지방법원으로 향하는 도쿄전력 전 경영진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사회에 치유될 수 없는 상흔을 남긴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가 아무도 처벌되지 않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3년 전인 2008년. 당시 이미 도쿄전력의 자회사는 동북지방에서 규모 8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최대 15.7m의 쓰나미 발생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는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에게 전달됐으나, 안전을 위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2011년 3월 초대형 재난이 후쿠시마 지역을 덮쳤다.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지난 2013년부터 6년간이나 펼쳐졌다. 지난 19일 이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전원 무죄.'
이날 도쿄지방법원은 도쿄전력 전직 경영진 가쓰마타 츠네히사 전 도쿄전력 회장(79), 무토 사카에 전 부사장(69), 다케쿠로 이치로 전 부사장(73)등 3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원전 사고를 일으킬 만한 거대한 쓰나미 발생 가능성을 도쿄전력이 사전에 예측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재판부는 3년 전 사고 예측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는 하나, 그것이 원전가동을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봤고, "몰랐다" "예측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도쿄전력 당시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무죄 판결이 나오자 법정에서는 일부 방청객들이 "거짓말이다"고 외치며 반발했다. 또 법원 앞에서도 시민단체들이 몰려와 판결을 비판했다. 이들은 "왜 무죄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판결 이유를 들어봐야겠지만 분하다"며 성토했다.

일본의 대다수 언론 매체들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자연재해라는 불가항력의 문제에 대해 개인의 형사상 책임을 묻는건 이 역시 어려운 문제"라는 식으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무죄, 끝나지 않은 도쿄전력의 책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판결은 시민의 감각으로 (볼 때)납득되는 건 아니다"면서도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을 형사처벌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의 범위가 너무 넓어져 법원의 판단이 불가피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무죄 판결이라도 해도 도쿄전력과 과거 경영진의 책임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도 '석연치 않은 무죄 판단'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미증유의 대참사가 발생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형사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해도 원전 사고가 초래한 결과는 심각하다"며 "예상치 못한 재앙이었다곤 하나 도쿄전력의 안전대책이 충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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