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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세 대재앙' 흑사병 공포…보건당국, 환자 발생 열흘 숨겼다
한국경제 | 2019-11-15 01:29:02
[ 강현우 기자 ] 중국에 흑사병(페스트) 공포가 퍼지고 있다. 지난 9월 흑사병
으로 한 명이 사망한 데 이어 최근 두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중국 보
건당국이 열흘 가까이 관련 사실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당국은 전염
가능성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더 확산되고 있다. 확진 환자 중
한 명은 중태에 빠진 데다 이들이 호흡기로도 전염되는 폐렴형 흑사병에 걸렸다
는 진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흑사병은 14세기 중반 유럽에서 크게 유행해 당시 유럽 인구의 4분의 1에서 3분
의 1에 달하는 2500만~60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흑사병은 전염병
중 가장 단기간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으로 불렸지만 푸른곰팡이를 배양해 얻
은 페니실린이 개발되면서 치료의 길을 찾았다. 흑사병은 일반적으로 발병 초기
에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14일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네이멍구 자치구에 사는 부부가 지난 12일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43세인 남편은 지난달 25일부터 고열 등의 증세를 보였고
46세 부인이 남편을 간호하다 31일부터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3
일 네이멍구에서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중형병원으로 이송됐다.

보건당국은 두 명 중 한 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ld
quo;흑사병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과 통제 조치가 잘 이뤄졌으며 아직 이들과
접촉자 중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대형 병원과 질병예방센터 등에 소속된 의료진 11명으로 구성
된 전문가 대응팀을 조직해 흑사병 환자 관리와 전염 방지 조치에 나섰다. 환자
를 진료한 의료진을 격리해 관찰하고 있으며,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게 예방
투약을 하는 한편 추적 작업도 벌이고 있다. 네이멍구 현지에 대한 소독과 예방
도 진행했다.

흑사병 환자 부부 모두 발병 전 열이 나는 사람과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
악됐다. 이들이 쥐 또는 쥐의 사체와 접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부가 네
이멍구를 떠난 뒤로 9일간 추가 발병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올해 9월에도 흑사병 환자 한 명
이 숨졌다. 흑사병 사망 사례는 2014년 세 건, 2016년과 2017년에도 한 건씩 있
었다.

중국 보건당국이 감염 확산 가능성이 낮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전염병 속성상
예측이 쉽지 않은 데다 해당 환자들이 베이징으로 이동한 지 9일 뒤인 지난 12
일에서야 확진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현지인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병한 흑사병은 공기 중으로도 전염될 수 있는 폐렴형 흑사병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환자들을 처음 진찰한 이지펑 베이징조양병원 의사는 이들이
발열, 호흡 곤란 등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전했다. 현재 이 의사가 웨이보에 올렸던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날 웨이보에는 흑사병 확진 환자가 입원한 병원의 인근 아동병원이 봉쇄됐다
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소문이 퍼지자 병원 측은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
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중국 정부가 흑사병 관련 뉴스와
관련된 온라인 토론을 차단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흑사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다며 감염병 위
기 경보를 4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흑
사병 치료를 위한 항생제도 충분히 비축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 흑사병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에 기생
하는 벼룩이 쥐의 피를 빨아먹으면 역시 감염되고, 이 벼룩이 사람을 물면 흑사
병에 걸릴 수 있다. 흑사병은 증상에 따라 림프샘 흑사병, 폐 흑사병, 패혈성
흑사병으로 나뉜다. 림프샘 흑사병은 쥐·벼룩에 의해 감염되지만, 폐 흑
사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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