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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다 시력 잃었다"…위고비·마운자로 상대 '줄소송'
한국경제 | 2026-09-21 19:00:09
[ 이민형 기자 ] 노보(옛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리이릴리 마운자로 등 글
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의 부작용 논란이 번지고 있다. 미국에
서 이 약을 투여한 환자들이 ‘시력을 잃었다’며 잇달아 소송을 제
기하면서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약 때문에 발생했다는 근거가 부족해 지나
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미국에서 시력 손상 소송 잇달아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의 한 법무법인은 뉴저지주 법원에 노보를 상대로 9
0여 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위고비 등을 투여한 뒤 특정 시신경
질환(NAION)이 생겼다는 취지다. 미국 필라델피아연방법원에도 GLP-1 비만약 등
이 NAION을 유발했다는 취지의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NAION은 시신경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시야 장애
가 생기는 질환이다. 시력이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는 환자가 많다. 일부
연구에선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NAION 발생 위험이 두 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노보 본사가 있는 덴
마크에선 위고비 등을 복용한 뒤 NAION이 발생한 환자 27명이 150만달러(약 21
억원) 넘는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청구된 손해배상 소송도
이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의료계에선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
내과 교수는 “연구자들의 일관된 보고를 볼 때 NAION이 발생할 확률은 (
위고비 투여 환자) 1만 명 중 한 명꼴로 절대적인 위험도가 매우 낮다”며
“비만이 개선되면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당뇨를 막아 수명을 연장하
는 효과가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했다.◇전문가들 “감량
이점이 훨씬 커”
위고비가 다른 당뇨약보다 NAION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도 있
다. 미국 전쟁부(국방부) 산하 국방보건청(DHA)에 따르면 군 보건체계 가입자
121만여 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당뇨병 환
자 중 NAION 진단율은 0.08%다. 다른 당뇨약 처방군(0.26%)보다 낮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부터 GLP-1 치료제와 NAION 발생 간 연관 가능성
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제품 라벨에 경고 문구를 추가하지 않았다.


비만치료제 투여 환자가 늘며 국내에서도 이상 반응 사례가 보고됐다. 식품의약
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 시판 이후 올해 3월까지 국내에 보고된 NAION 이상
사례는 한 건이다. 급성 췌장염 이상 사례는 네 건 보고됐다. 하지만 이들 중
약 때문에 이상 사례가 발생했다고 입증된 사례는 없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에서 위고비는
2170억원, 마운자로는 7443억원어치 판매됐다. 올해 5월 기준 두 약물의 처방
건수가 270만 건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이상 반응 보고 사례는 극소수다. 위
고비가 1020만 개 판매된 영국에서도 NAION 발생 사례는 세 명에 불과했다.


의료계에선 비만 환자가 갑자기 살을 빼면서 여러 이상 반응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NAION과 췌장염 등이 약물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하긴 어렵
다는 것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 환자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담석을 보유한 사례가 많아 비만 자체가 췌장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rdquo;며 “약물 때문에 췌장염이 발생한 것인지, 비만 환자의 고유 특성
때문인지 명확히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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