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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장, 삼양동 옥탑방에서 "강남북 격차 줄이겠다"
파이낸셜뉴스 | 2018-07-22 20:01:05
22일 저녁 5시께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머물 삼양동 옥탑방 온도는 38도를 가르켰다. 하지만 옥탑 바닥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은 58도였다. 등짝에서 땀이 저절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 박 시장과 그의 부인 강난희 여사는 2층 옥탑방으로 올라온뒤 챙겨온 가재도구 간단히 정리했다. 그러는 마을 주민들, 공무원 등이 삼삼오오 모여 무슨 얘기를 나눴다.

옥탑방 바닥은 방수 초록색 재질, 옥탑방 문 앞에 커다란 평상하나가 놓여있었다. 어른 10여명이 빼곡히 앉을 수 있는 크기였다. 동네 주민이 건축하다 남은 자재로 만들었다고 했다. 옥상엔 난간이 없어서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옥탑방 입구에 하얀색, 검은색 고무신 두켤레가 놓여있다. 검은색을 강난희 여사가 신고 하얀색은 박시장이 신는다.문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화장실, 좌우로 방 하나씩. 현관에는 낡은 신발장 하나가 전부였다.

화장실은 변기와 세면대, 샤워기, 수건 넣는 찬장뿐이다. 성인 한명이 간신히 샤워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이 집의 오른쪽방은 박 시장 거처, 왼쪽방은 수행비서가 사용한다.

박 시장 방엔 작은 앉은뱅이 책상 하나.책 세권 늘어놓으면 꽉 차는 크기다. 박시장이 평소 사용하던 간이 행거, 이불이 방한켠에 놓였다. 또 낡은 금색 사각형 시계 걸려있었는데 이 시계는 원래 이방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에어컨이라곤 찾아 볼 수 없고 선풍기는 며칠있다가 시장에서 사오겠다고 박시장은 말했다.

강난희 여사는 "평소(박시장은)땀을 많이 안흘리는데, 오늘은 많이 흘린다"고 걱정하자, 박시장은 "아, 그럼 30년만의 더위라는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박시장은 그러면서 "새내기 주민됐으니, 주민들이 아까 너무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앞으로 한달간 살면서, 선거에서 밝혔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왔습니다"고 밝힌뒤 "절박한 민생의 어려움을 느끼고 강남북 격차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힘을 줬다.

그는 "책상머리에서의 정책은 2차원이지만 시민들 삶은 3차원이다. 현장에 문제의 본질도, 답도 있다"며 강남북 격차를 기필코 없애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일은 주민들과 친해져야 하니 인사드리고, 또 관공서에도 인사 드리겠다. 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볼 생각이다"며 벌써부터 서민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특히 강남북 격차를 어떻게 구체화시킬지에 대해 그는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제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강남북 격차 해소를 위해 고민할 시간이 없었어서, 고민해보겠다. 끝날 무렵에는 지역주민, 시민들에게 연구하고 고민한 정책을 발표하는 시간 갖겠다"고 말했다.

박시장은 책 3권을 사가지고 이사왔다. 하나는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라는 책으로 도시빈곤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을 담았다.

또 한권은 황현산 저 '사소한 부탁'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세월호 국정농단 여성혐오까지 작가의 생각을 담은 수필이라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유현준의 '어디서 살것인가'라는 것으로 주택이라는게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거주하기 좋은 주택이 무엇인가 잘 파헤쳤다고 한다.

박시장은 이제 이집에서 한달간 생활한다. 아침 출근은 걸어서 4분여 거리에 있는 우이신설 경전철 솔샘역에서 시청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또 이곳에서 152번 시내버스 등 5개 노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박시장의 삼양동 생활을 놓고 너무 정치적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없지 않지만 강북 주민 생활속에서 강남·북 균형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선거때 '지역균형발전'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강북구 한 달 살이를 약속했으며 이번 취임사에서도 이를 재확인했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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