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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늘어나는 미분양에 보험사 긴장하는 이유
비즈니스워치 | 2023-03-25 06:06:02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 spoon504@bizwatch.co.kr

부동산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만 봐도 그렇죠. 2~3년전 만해도 수십~수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의 '완판' 아파트가 쉽게 보였는데 요즘은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자주 보일 정도죠.



미분양 주택수는 작년말 6만8107가구(국토교통부 집계)였대요. 올해 들어서도 1월 한 달 사이 10% 넘게 증가해 7만5359가구가 됐답니다.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라는군요. 재작년말에만 해도 1만7710가구였던 게 1년 1개월 사이 4배 넘는 규모가 된 거죠(325.5% 증가).



이렇게 미분양이 늘면 일단 건설사들이 위험해지죠. 돈을 들여 짓고도 팔지 못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니까요. 사업주에게 공사비를 떼이는 건설사도 나올 수 있고요. 




/그래픽=비즈워치



왠 부동산 얘기냐고요? 그냥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서예요. 건설사업 대부분이 남의 돈, 다시 말해 사업을 위해 돈을 빌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이뤄지는 구조라서죠. 건설사뿐만 아니라 금융사들도 깊숙이 연결돼 있다는 얘깁니다. PF 대출 유동화를 매개로 부동산 PF사업과 금융시장간 연계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죠.



그나마 은행은 안정적이라고 해요. 문제는 2금융권이죠. 특히 PF 시장에서 보험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합니다. 분양이 늘어나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보험업계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건 바로 이때문이죠.



지난 24일 나온 한국은행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들여다봤어요. 이번에는 '비은행기관의 부동산 PF 리스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데요. 2022년 9월말 비은행권 전체(새마을금고 제외)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115조5000억원이고, 이중 보험에 39.6%인 44조1000억원이랍니다. 



증권사에 많은 채무보증 부분을 빼고 대출(총 91조2000억원)에서만 따지면 보험의 비율은 48.4%로 뜁니다. 그만큼 부동산 PF가 잘못될 경우 보험이 입을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나마 최근 늘어난 속도가 더뎠던 것은 보험 입장에서는 다행이에요. 2017년말 이후 부동산·건설업 대출 규모는 여신전문금융이 4.2배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는 각각 3.4배, 3.1배 늘었는데요. 보험은 1.7배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자료=한국은행 제공



다시 말하자면 부동산 PF 시장에서 덩치는 가장 크지만 최근 5년 사이에는 속도 조절, 리스크 관리를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죠. 연체율도 다른 업계보다 낮죠.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 PF 시장 부실을 다른 2금융 업권보다 먼저 맞지는 않더라도 부실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게 보험인 셈이죠.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생명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보험사가,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생보사,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보험료 수입을 대출로 굴리는 것보다 안정적인 채권(국·공채, 회사채 등) 중심의 유가증권으로 운용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죠.



작년의 경우 급격한 금리 상승 속에 유가증권 운용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들의 투자영업이익이 쪼그라들고, 대출 비중이 높은 손보사들은 투자에서도 수익성을 키웠죠. 하지만 부동산 PF 시장이 흔들리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관련기사: 손보가 생보보다 1.8조 더 벌었다...'순이익 1.5배'(3월21일)



한은은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진행이 중단되거나 부실화되는 PF 사업장이 늘면서 일부 비은행권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고 있습니다. 일부 보험사들이 규제 자본비율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들의 PF 위기 두려움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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