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이번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감가상각 과소 계상을 통한 순익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은 2023년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의 아마존 데이터센터. AP 뉴시스

지난주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AI 테마에 찬물을 끼얹었던 거물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이번에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익 부풀리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반도체와 서버 내용연수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연간 감가 상각 비용을 줄여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으로 사이언 자산운용 창업자인 버리는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수익은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산 유효 수명(내용연수)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감가상각 비용을 적게 계상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순익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현대 시대에 흔히 사용되는 (회계) 사기(fraud) 방식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버리는 “(이들은) 엔비디아 반도체와 서버에 막대한 자본지출을 하고 있다”면서 “이 장비들의 생산 주기는 2~3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용연수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내용연수를 줄이는 대신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리는 2026~2028년 동안 이들 하이퍼스케일러가 이런 회계 방식을 통해 감가상각 비용을 약 1760억달러 낮추고, 대신 이 기간 순익은 부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오라클과 메타를 콕 집었다. 버리는 오라클과 메타가 2028년까지 순익을 각각 약 27%, 21% 부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버리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에 베팅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었다.

최근에는 AI 거품론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소셜미디어에서 AI 거품 우려를 제기했고, 지난주에는 그의 사이언 자산운용이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이 공시로 확인됐다. 사이언은 공시에서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각각 100만주, 500만주 규모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여파로 AI 관련 종목들이 폭락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