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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증설 ‘먹구름’… 에틸렌값 급락
파이낸셜뉴스 | 2018-11-18 19:17:05
美·中 대규모 설비 완공.. 에틸렌 공급과잉 불가피.. 순수화학사 직격탄 전망
LG화학은 非화학 키우며 가격하락 영향 적을 듯


지난 3년간 유례없던 호황이 지속됐던 석유화학업계가 다시 '불황터널'에 접어들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와 내년 미국과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설비가 완공되면서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이 공급과잉돼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탓에 앞서 전기차 배터리 등 비화학부문 비중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업체와 나프타분해시설(NCC)를 기반으로 한 순수 석화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화학산업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가격은 지난달 10월 이미 t당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26일 t당 991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7년 7월(879달러) 이후 처음으로 1000달러 아래로 추락했지만, 에틸렌 가격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1월 14일 기준 t당 에틸렌 가격은 t당 970달러다.

이로 인해 에틸렌 마진이 이미 손익분기점(t당 250~300달러)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3·4분기(7~9월) 589달러이던 에틸렌 스프레드(원료가격과 제품가격의 차이)는 11월 들어 t당 125달러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향후 에틸렌 스프레드 축소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셰일가스를 등에 업은 미국발 석유화학 신증설이 공급증가로 이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다우 케미칼이 이미 지난해 4월, 쉐브론 필립스는 올해 3월, 엑손 모빌이 7월 각각 연 150만t의 설비를 완공했다.

또 올해부터 다우 케미칼, 쉐브론 필립스가 각 연 150만t 증설에 나섰고, 이는 연간 수요증가분(400~500만t)의 60~75%를 차지한다. 엑손 모빌 증설에 따른 증가분(연 150만t)만 감안해도 2019년 수요증가분을 뛰어넘는데, 내년 초까지 완공되는 프로젝트만 5개(연 410만t)에 달한다.

설상가상 2020년부터는 중국발 '물량폭탄'이 시작된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15개 이상의 대규모 에틸렌 설비 증설계획을 발표하고 자국 내 부족한 에틸렌 설비 확보(중국 내재화 비율 2017년 기준 58%)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에만 크고 작은 9개의 에틸렌 프로젝트가 완료돼 연간 총 900만t의 설비가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신규증설이 계획대로 가동에 들어간다면 올해 세계 에틸렌 가동률은 94%에서 2020년 89%까지 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에틸렌 수요는 매년 연간 400만t 초반 수준으로 증가하지만,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분은 매년 수요 증가분을 큰 폭 상회할 수 밖에 없다.

이 탓에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선 비화학사업 분야 비중이 큰 업체와 순수화학업체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케미칼 등 순수화학사들은 예고된 에틸렌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반면 앞서 전기차 배터리 등 비화학분야 매출비중을 키워둔 LG화학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3·4분기부터 시작된 에틸렌 수요약세 현상은 내년 2·4분기 최고조를 기록하면서 NCC석화업체들을 괴롭힐 것"이라며 "반면 2020년 전기차 배터리에서 10조원 매출액 달성을 위해 잰걸음 중인 LG화학은 불안한 화학시장에서 확실한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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