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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52명 확진자 나온 쿠팡 부천물류센터, 방역수칙 지켰다?
뉴스핌 | 2020-07-08 18:35:00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의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원인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발단은 쿠팡이 다른 물류센터보다 피해가 컸던 부천 신선물류센터의 집단감염 원인을 인천 학원강사 탓으로 돌리면서 시작됐다. 이태원을 방문한 학원강사가 자신의 동선과 직업에 대해 거짓말하면서 역학조사에 혼선을 초래해 부천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주장이다.

[고양=뉴스핌] 최상수 기자 = 쿠팡 고양물류센터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직원이 지난 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쿠팡 고양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5.29 kilroy023@newspim.com

◆"쿠팡 부천물류센터 방역수칙 어겨 논란"..감염 확산은 인천 학원강사 탓?

실제 쿠팡은 지난 6일 사내 뉴스룸을 통해 "부천물류센터에서 대거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놓고 방역지침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논란이 있다"며 "하지만 쿠팡의 모든 물류센터는 코로나 발생 초기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한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감염이 확산된 것은 인천 학원강사의 거짓말로 역학조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집단감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 확진자가 밀접 접촉한 사람이 소수에 불과한 '골든 타임'(golden time)에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가 관건인데, 그 시기를 인천 학원강사 때문에 놓쳤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오는 등 동선과 직업을 숨긴 인천 학원강사에 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 뉴스룸 페이지 화면. [사진=쿠팡 뉴스룸 페이지 캡처] JPG2020.07.08 nrd8120@newspim.com

부천 물류센터의 경우 첫 확진자가 나온 날짜는 5월 24일로, 이 직원의 마지막 근무는 증상이 발현되기 하루 전인 같은 달 12일로 밝혀졌다. 양성 판정을 받은 날과 10여일 차이 난다. 이 기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센터 내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졌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다만 쿠팡이 이같은 입장을 발표한 시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미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인천 학원강사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 의아하다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6일 보건당국의 발표에 반박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에 무게를 싣는다. 방역당국은 당시 152명의 확진자가 나온 부천물류센터와 1명 외 추가 감염이 없었던 이천덕평물류센터의 누적 환자 수 차이는 정부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에서 발생했다고 밝힌 데 대해 '발끈'한 것이라는 것이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당시 브리핑에서 쿠팡 부천물류센터를 사례로 들며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사례를 살펴보면 마스크 착용과 환기, 소독,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 피해가 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쿠팡은 부천물류센터와 덕평물류센터의 확진자 발생 초기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확진자가 1명에 그친 덕평물류센터는 첫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지 이틀 만에 보건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적절한 초기 대응을 통해 집단감염을 원천 봉쇄했다고 하소연했다. 쿠팡의 코로나 방역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어필하고 나선 모양새다.

게다가 부천물류센터의 경우 기업이 확진자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확인과 직원 격리가 지연되면서 감염이 확산됐다며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쿠팡은 뉴스룸에서 "이태원 강사의 거짓말이 없었더라면 부천물류센터에서의 감염 발생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며 "쿠팡은 부천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전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각종 지침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 관계자는 "학원강사의 거짓말로 역학조사가 지연돼 감염이 확산한다고 밝힌 것은 정부의 발표에 반발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며 "보건당국이 밝힌 부천물류센터와 덕평물류센터에서 나온 누적 확진자 수 차이를 추가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쿠팡의 이천덕평물류센터(표 왼쪽)와 부천물류센터의 방역수칙 준수 점검사항. [자료=보건복지부] 2020.07.08 nrd8120@newspim.com

◆방역당국, 쿠팡의 '방역수칙 준수' 주장에 반박...학원강사에 '방역수칙 미준수'도 한몫

부천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인천 학원강사의 거짓말로 초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쿠팡 측의 주장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쿠팡의 미흡한 대응도 화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방역당국 역시 방역수칙가 잘 지켜지지 않아 센터 안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원 근로 환경이 조성됐다고 봤다.

특히 쿠팡의 미흡한 방역관리가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의 원인 중 하나라는 방역당국의 공식 입장도 나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뉴스핌의 질의에 "쿠팡 부천물류센터의 집단감염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했다"며 "인천 학원강사로 인해 역학조사가 늦어진 이유도 있지만,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천물류센터는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환경이었고 휴게실이나 통근버스, 식당, 흡연실 등에서 거리두기나 방역수칙 준수가 미흡했다고 저희는 판단했다"며 쿠팡의 방역관리에 허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할 쿠팡 직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한 직원 A씨는 "쿠팡은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을 해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물류센터에서는 한 시간만 일해도 마스크가 다 젖기 때문에 마스크 안에 필터를 두 장씩 넣고 한시도 마스크를 벗은 적이 없는데도 감염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집단감염 피해 직원들은 "부천물류센터는 현재 통근버스에 발열 감지 인력도 없고 출근 인원들이 직접 청소 및 정리 작업을 했다"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근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는 부천물류센터가 방역수칙을 지키기 힘든 작업 환경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쿠팡은 "각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예방과 그 확산 방지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해 왔다. 물론 실제 운영에서는 완벽하지 못한 점도 있을 수 있다"며 "부천물류센터 사태 이후 '더 나은 방역'을 회사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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