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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 늦춰준 대출 36兆 '시한폭탄' 되나
파이낸셜뉴스 | 2020-08-11 18:41:06
5대 은행 대출만기 유예건수 약 24만5000건
정부 유예조치 6개월 재연장 계획
유예기간 연장만큼 채무자 부담 가중
건전성 지표 왜곡, 잘못된 투자정보 제시 가능성
대출만기 유예 더불어 LCR 규제 완화도 재연장 전망


[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코로나19 대출 원리금 유예 규모가 크게 증대된 가운데 정부 주도로 한차례 더 유예를 시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연장된 유예 기간만큼 이자 등 채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고, 은행 건전성 지표를 왜곡시켜 투자자들에게 부적절한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3월~7월 코로나19 대출 원리금 유예(만기연장·원금상환유예·이자납입유예) 규모는 약 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원리금 유예 건수는 약 24만5000건이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자 대출 원금과 이자상환 의무를 6개월 미뤘었다. 당초 유예 종료일은 오는 9월 30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대출 원리금 유예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장과 회동을 갖고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문제 등을 논의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 일정이 순차적으로 닥칠 경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재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이 같은 방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금과 이자상환에 대한 면제가 아닌 유예인 만큼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유예된 금액을 상환해야 하는데, 결국 유예 조치가 연장된 기간만큼의 이자 등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히 이자납입 유예의 경우 나머지 경우(만기연장 및 원금상환 유예)와 다르게 이자까지도 납부를 유예시켜 향후 채무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지금은 작은 부담에 불과하지만, 유예기간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라고 전했다.

또한 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왜곡시켜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투자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연체가 장기화되면 은행은 충당금을 쌓거나 연체율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는 투자자 입장에선 은행의 건전성 현황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계속 유예해주다 보니 연체로 안 나타나고 충당금으로 안 쌓이고 하면서 결국 투자 정보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대출 원리금 유예보단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방식의 분할상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출 기간을 늘려서 차주의 상환 부담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은행권 LCR(유동성커버리지) 규제 완화 시한이 오는 9월 말로 다가온 가운데 대출만기 유예 재연장과 더불어 LCR 규제 완화도 한차례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LCR이란 향후 1개월 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로, 금융당국은 은행의 통합 LCR을 100%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유연한 대응을 하라는 취지로 당국은 은행 통합 LCR을 8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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