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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괜찮아" 젊은 오너들의 R&D 경영
파이낸셜뉴스 | 2020-09-27 15:01:05
[파이낸셜뉴스]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은 3~4세 오너들이 전례없는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도 공격적인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경영철학을 동력삼아 더욱 공격적인 R&D 투자로 미래먹거리를 발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의 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오너 경영의 장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름길 없다' R&D가 미래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LG, 한화 등 3~4세 경영이 본격화한 대기업들은 올해도 R&D에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R&D에 10조58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0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액 대비로도 9.8%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매출 대비 R&D 비중을 1%포인트씩 늘려왔다. 제2의 반도체로 육성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도 상반기 매출액 대비 6.1%를 R&D에 쏟아부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끈질긴 R&D로 메모리 반도체 신화를 썼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은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에 경영 인생을 걸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한바 있다. 총 133조원(R&D 73조원·시설 60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전문인력 약 1만5000명을 채용하는 것이 골자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도 같은 기간 R&D에 1조3277억원을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로는 2.8%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기아차를 합산하면 상반기 R&D에만 처음으로 2조원 넘게 투자했다. 전기차와 친환경차, 스마트카 등 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50)이 시장 선점을 위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책임 경영이 R&D 활성화
LG의 R&D 철학은 경영 3년차인 구광모 LG 회장(42)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2조원 이상을 R&D에 썼다. 매출액 대비로는 7.3%로 지난해 6.6%를 웃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R&D에 4조원 이상을 쓸 것"이라며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세계 가전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최근 LG 배터리 사업 25년 만에 LG화학의 분사 결정을 내렸다. 시장 경쟁이 격화돼 매년 수조원의 R&D와 시설투자가 필요한 '치킨게임' 조짐이 일자 선제적인 조처에 나섰다. 신설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은 다음달 30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2월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37)은 에너지·소재 등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상반기 R&D 비용은 59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1%를 기록했다. 다른 대기업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이 회사는 김 부사장 취임과 함께 처음으로 2%대 R&D 비중을 나타냈다.

젊은 오너들의 공격적인 R&D 투자와 관련, 경제단체 관계자는 "당해 사업연도로 평가받는 전문경영인은 구조적으로 장기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다"며 "신사업이나 수조원대 투자는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오너경영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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