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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주총, 국민연금 눈치보는 금융지주
파이낸셜뉴스 | 2021-02-14 18:47:05
단순투자서 일반투자로 변경
지배구조개선 관련 적극적 주주활동 포석
금융지주 지분도 법정 한도까지 높여
최근 주요 안건 반대 빈번
정치금융 등 외풍에 자율경영 난관


[파이낸셜뉴스] 국내 금융지주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목적 변경과 많은 금융지주 지분 등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 나설 경우 주요 안건 처리에 진통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금융권이 그 어느 때보다 '외풍'에 크게 흔들리면서 자율경영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투자책임 원칙)를 도입했던 국민연금은 최근 주총과 관련해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보편적인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한 적극적인 유형의 주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해당 유형에는 배당정책 변경, 정관 변경, 회사 임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상법상 권한(해임청구권), 이사 및 감사선임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 임원보수 한도 조정, 이사회 산하 위원회 설치 등이 있다. 과거에는 '경영참여'로 보유목적을 바꿔야 가능했던 것들이지만,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의 제도 개편에 따른 일반투자 항목 신설로 문턱이 낮아졌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현재 4대 금융지주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하나금융의 주식수는 2994만주, 지분율은 9.97%이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KB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 지분율은 각각 9.96%, 9.88%, 9.84%이다. 이는 금융지주 지분 법정 한도선(10% 이내)까지 사들인 것이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따라 내달 주총을 앞둔 금융지주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변경된 투자목적 및 많은 지분 등을 기반으로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입김이 더욱 커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지주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이전 대비 주요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잇따라 반대 의견을 냈고, 하나금융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7건과 감사위원 선임 4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물론 국민연금이 반대를 한다고 해도 실제 부결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문제는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 자체가 금융권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정치권의 간섭 등 그 어느 때보다 금융권이 '외풍'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가 주인이 없는 회사다 보니 온갖 외풍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그만큼 금융지주의 자율경영은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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