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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 지연, 다크호스 한화에 현대重 어깃장?
프라임경제 | 2023-04-02 13:06:32
[프라임경제]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해군의 최신형 호위함 개발사업인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수주전을 두고 조선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불편한 잡음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329180)이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크호스로 떠오른 한화(000880)의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일부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통상 국내 기업의 합병에 관대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직도 심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올해 상반기 중 울산급 배치3(BATCH-Ⅲ)의 마지막 후속 모델 2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현재 수주전은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 간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해군 특수함 시장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으며, HD현대그룹 계열 현대중공업은 시장 수성 의지가 강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강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특유의 기술력을 앞세워 해군 특수함 건조 경험이 풍부한 덕분이다. 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만큼,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계열사로서 수주전에 참여한다면 경쟁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있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결합 심사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EU 등 여러 국가들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오는 18일 EU 심사와 한국 심사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해외 국가들의 심사 승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한국 공정위의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 현대중공업에서 공정위를 상대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지연시키려 다양한 민원을 넣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큰 사업 입찰을 앞두고 한화-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순조롭게 진행돼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걸 경계할 수밖에 없다. 또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지난 2020년 본인들이 받은 패널티로 인해 사업 수주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최대한 늦추고자 하는 명분도 크다.

무엇보다 심사 지연이 계속될 경우 이번 입찰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심자 지연으로 인해 자격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 자칫 공정위가 다른 경쟁사에 특혜를 줬다는 해석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위사업청은 이미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찬성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3월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방산업체 매매 '승인' 의견을 보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중공업이 받은 패널티는 다음과 같다. 지난 2020년 9월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소속 직원 9명이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 중 8명이 유죄로 확정됐다.

이들은 군사3급 비밀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 설계를 위한 1차 설계 검토 자료(DSME 수행)를 비롯해 △장보고3·배치2 등의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 △KSS-1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 기본 전략 등의 군사기밀 자료를 카메라 촬영으로 수집해 회사 내부망에 수차례 올려 관련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누설했다. 이에 지난해 1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을 감점 받게 됐다.

즉, 현대중공업은 소수점 단위로 당락이 좌우되는 배치3 호위함 수주전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1.8점 감점은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사항인데, 대우조선해양이라는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은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두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대중공업의 노이즈 작업은 새 주인 찾기를 통한 조속한 정상화, 조선업계의 새로운 경쟁과 혁신을 통한 국가 경제 이바지라는 정부의 기조와 상충된다"며 "또 해외 국가들도 승인해주는 기업결합 심사를 공정위가 지연시키는 것은 당연히 우려할 만한 만큼,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울산급 배치3 사업은 3500톤급 최신형 호위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노후화한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하고자 한다.

함정은 길이 130m에 최대 30노트(시속 55㎞)의 속력은 물론, 대공방어 능력과 대잠수함 탐지 능력을 갖춰야한다. 여기에 중저속 전기 추진 방식과 고속 항해용 가스터빈 추진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복합식) 추진체계도 탑재해야 한다.

현재 6척 중 선도함(1번함)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020년 3월 4000억원에 수주했으며, 오는 2024년에 해군으로 정식 인도된다.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앤티)가 지난해 1척당 3300억~3500억원 수준으로 수주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원자재 값이 오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번 선도함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수주한 탓에 저가 수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이번 5·6번함 수주전에는 앞서 저가 수주 논란에 곤혹을 치른 방위사업청이 동일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수주 가격은 물론, 기술력도 함께 주안점으로 볼 방침이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은 올해 입찰부터 기술평가 배점을 이전보다 더 높였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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