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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층에 새겨진 원자폭탄 흔적…지구 '인류세의 시대'로
한국경제 | 2016-01-10 20:37:31
[ 박근태 기자 ] 인간의 영향으로 지구의 현재 지질시대를 ‘인류세(人類
世)’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 캐
나다, 노르웨이 등 12개국 24명의 과학자와 학자로 구성된 국제연구팀 ‘
인류세 워킹그룹’은 지구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연대에
들어섰다는 수많은 증거가 발견됐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7일자)에
소개했다.

지구의 지질시대는 가장 큰 단위가 고생대와 신생대, 중생대 같은 대(代)이고
중간이 페름기, 백악기 같은 기(紀), 가장 작은 단위가 팔레오세, 플라이스토세
같은 세(世)로 구분된다. 과학자들은 34억년 전 첫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많은
생물이 등장했다가 대량 쇠퇴한 변화를 기준으로 지질시대를 구분해왔다. 공식
적으로 지금은 신생대 제4기 홀로세(현세)나 충적세라고 부른다. 지금부터 약
1만17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뒤부터 현재까지 인류 문명이 시작되고 급
격하게 발달한 시기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과학자들은 지질시대를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500년간 지구상 생물은 4분의 1이 사라졌고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40만년 중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홀로세로 설명하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0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파울 크뤼천 박사는 “인류 전체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므로
현 지질시대를 인류세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류세 시작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치열하다. 당초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에
인류세가 시작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근에는 원자폭탄 실험이 있던 20세기 중반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연
구에서도 퇴적층에서 방사성 물질(사진 붉은 점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인구와
경제 규모, 소비 등 모든 게 폭발적으로 성장한 1950년대를 인류세 시점으로 봤
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발효되기 전인 1945~1963년 핵실험이 집중되면서 수
만년 후에도 알 수 있을 만큼 인공 방사성 물질들이 땅속에 남았다.

하지만 인류세가 새로운 지질시대로 인정받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제
층서위원회(ICS)는 2008년에서야 홀로세를 정식으로 인정했다. 워낙 최근이라
전 지구적인 지질 변화의 증거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윌 스테펜 호주국립
대 교수는 “인간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홀로세는 5만년 동안 더 지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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