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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수료 10%만 주시면 안 갚아도 됩니다"…정보공유 안 되는 저축은행 사각지대 노려
SBSCNBC | 2016-01-25 20:49:14
<앵커>
은행이나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해줄 때,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해당고객의 금융권 대출이 얼마나 되느냐입니다.

그래서 고객들의 대출 정보를 금융회사들끼리 공유하는 건 당연한 일이됩니다.

그런데 이 정보가 현재 모든 금융권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런 허점을 교묘히 파고들어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대출을 신청한 뒤, 고의로 개인파산을 신청하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이광호, 우형준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이광호 / SBSCNBC 기자>
급전이 필요했던 최 모 씨는 얼마 전 대출을 알선한다는 중개인에게 대출상담을 했습니다.

[최 모 씨 / 작업대출 피해자 : 3000만원 정도 필요했었는데요. 비정규직에 학자금도 연체된 게 있어서 신용등급이 8등급밖에 안 나왔어요. 인터넷으로 대출 알아봤는데 대출금의 10%를 수수료로 주면 개인회생으로 면책해주는 데가 있어서 (대출 상담을 받았습니다).]

아예 갚지 않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은 뒤 파산을 신청하자는 얘기였습니다.

실제, 이런 유혹이 대출알선업체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출중개업체 : 등급이 6등급정도면은 한 2~3곳(저축은행에서) 가능은 한데….] 

[어느 저축은행에서 빌리는건가요?]

[대출중개업체 : 그건 다 저축은행이에요. 저축은행이고….] 

[동시에 대출이 어떻게 가능한가 해서요?] 

[대출중개업체 : 하루 이틀이면 돼요.] 

추가 비용을 더 내면 대출 받은 돈의 절반 이상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곁들여집니다.

[대출중개업체 : 개인회생할 때 변호사 사무실하고 법무사에서 직장을 (허위로) 잡아요. 직장이 없으신분들…. 월급을 한 최저 120만원이나 130만원으로 급여를 잡아요. 거기서 최저생계비 빼고 통신비 빼고 해서 제일 조금 내시는 분이 한달에 10만원, 많이 내시는분이 30만원인데 그걸 3년동안 내시면 면책이 되는 거예요. 돈 1000만원도 안내고 3000만원을 다 땡치는거죠.]

갚을 의지가 있는 신용불량자를 구제하기 위해 도입된 개인 회생 제도를 악용하는 것입니다.

실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접수된 2만8000건의 회생 신청 가운데, 410여건을 제도 악용이 의심된다며, 경고 조치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맡겼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변호사 자격 없이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맡아 수임료를 챙긴 일당 150명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챙긴 수수료는 480억원이 넘었습니다.

대출에서 파산, 그리고 회생으로 이어지는 검은 연결고리의 시작은 대출이 가능하다는데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낮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여러 곳의 저축은행에서 한꺼번에 대출이 가능한 걸까요?

이어서 우형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우형준 / SBSCNBC 기자>
앞서 이광호 기자의 보도에서처럼 불법 대출 브로커들은 저축은행을 이용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기본적으로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은행권은 서로의 대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습니다.

고객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 얼마나 대출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저축은행권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실시간 정보를 받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습니다.

[저축은행 관계자 : 대출정보가 (신용평가사)로 넘어가게 되고 2일 정도 뒤에 입력합니다.]

브로커들이 파고든 허점이 바로 이 시차입니다.

하루 이틀 사이 여러곳의 저축은행에 동시에 대출을 신청을 하더라도 실시간 정보가 없는 곳에서는 대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깁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 CB(신용정보회사)에 보내는 정보인데 은행은 당일 실시간으로 입력을 하니까 괜찮고요. 저축은행 쪽은 실시간으로 (공유)가 되는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어요. (저축은행)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전국적으로 79개 저축은행이 있습니다.

이중 67곳은 실시간으로 대출 정보를 공유하고 12곳의 정보는 시차를 두고 공유되고 있습니다.

SBSCNBC 우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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