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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개성공단] 124社 중 40여社 개성에서만 생산…"살 길 막막하다"
한국경제 | 2016-02-13 02:35:50
[ 안재광/이지수/신혜진 인턴 기자 ] “이대로 가면 진짜 도산합니다.&r
dquo;

개성공단에서 양말을 생산하는 매스트의 김현주 대표는 12일 “당장 살 길
이 막막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매스트는 생산라인 대부분이 개성공단에
있다. 연매출 약 100억원 가운데 90억원어치 이상을 개성공단 생산품이 차지한
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인원을 추방한 지난 11일, 김 대표는 5t 트럭 한
대를 동원해 부랴부랴 물건을 빼왔다. 생산된 양말과 원자재를 모두 가져오려면
50대가 필요했다. 완제품과 원자재 대부분을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l
dquo;공장을 임차해 쓰다 3년 전 겨우 자가 공장을 마련했는데 공단 가동이 중
단돼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보험 못 들어 피해 보상 막막”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입주기업 124곳 중 약 30~40곳이 생산품의 전량 혹
은 80~90% 이상을 개성공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공단 가동 중단과 북한
의 자산동결 조치로 생사기로에 처해 있다.

제품 대부분을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유영어패럴의 이우식 대표는 “원부
자재 7억원어치를 모두 남겨두고 직원들이 어제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다&rdquo
;며 “원부자재를 급히 구해도 봄 시즌에 맞춰 납품해야 할 아동복을 제때
생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납품을 못 해
돈이 돌지 않으면 다음달 지급할 인건비마저 조달하기 어렵다”며 &ldquo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에 들지 않아 설비 등 자산 약 10억원도 날릴
위기”라고 한숨을 쉬었다.

신발 생산업체 평화의 고문중 대표는 “2013년 가동 중단 때 손해액이 20
억~30억원에 달했는데 보상액은 1000만원도 안 됐다”며 “이번에도
실질적인 보상이 없다면 기업을 꾸려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
였다. 평화는 개성공단에서 연간 40만~50만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실질적인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한 입주업체 대표는 “경협보험에 가입해도 시설투자금의 90%만 보상받는
다”며 “생산차질, 운영 손실, 기회비용, 납품기일을 어겨 무는 벌
금 등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
ldquo;협회가 추산한 총 손실은 1조원을 넘는데 경협보험금 지급 규모는 2850억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새로 일자리 어떻게 구하나”

5000여개에 이르는 개성공단 입주업체 협력사 직원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식
자재업체인 늘푸른 관계자는 “개성공단 직원 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해 한
달에 약 1억2000만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다른 곳은 일절 거래하지 않았다&rdq
uo;며 “2~3개월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직원들이 전부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류 봉제업체 대일유니트의 한 직원은 “생산 라인이 개성공단 한 곳뿐인
데 여기서 일을 못 하면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개성공단 기업과 거
래하는 도자기업체 직원도 “다른 거래처가 있으면 일할 기회라도 있을 텐
데 어떻게 일자리를 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푸념했다.

◆입주기업들 실질적 보상 촉구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l
dquo;개성공단 기업에 대한 실질적 피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
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피해보상 대책은 대단
히 미흡하다는 게 입주기업의 공통된 반응”이라며 “일단 구체적인
피해조사를 정부와 함께 진행한 뒤 구체적 근거를 갖고 보상을 요구하겠다&rd
quo;고 말했다.

정 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원들은 이날 여야 대표들을 만나 손실 보전 과정에서
정치권이 힘을 보태줄 것도 요청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부 대
책에 입주기업 의견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며 “피해 업체를 지원
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이지수 기자/신혜진 인턴기자 (연세대 4년)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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