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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금리 전쟁]②응당 치러야할 값비싼 대가
비즈니스워치 | 2016-02-14 08:30:02

[비즈니스워치] 양미영 기자 flounder@bizwatch.co.kr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가 그동안 소수에 국한됐던 것만 봐도 마이너스 금리는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은 아니다. 과거에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 자체는 미지의 영역을 향한 실험으로 비춰졌고, 이미 도입을 한 중앙은행들도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일본에서처럼 마지막 남아있는 부양 카드로 인식될 경우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크지 않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율전쟁 심화나 최근 은행주 급락이 대표적이다.

 

◇ 마이너스 금리 효과 제한적

 

유럽중앙은행(ECB)과 달리 스위스나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가 초단기 예치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유는 단순한 경기부양보다는 과도한 자본유입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본래 역금리는 통화 불안 시 환율변동이나 고금리 등에 따른 외화유입을 막기 위해 비거주자 예금에 부과됐고, 스위스와 덴마크 역시 유로존 위기로 인해 우량 비유로국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단행한 경우다.

 

2009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스웨덴은 ECB처럼 경기활성화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스웨덴은 시중은행의 예치금에 대해 -0.25%의 금리를 적용해 은행들이 돈을 활용하도록 유도했지만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만 스웨덴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시중은행들의 중앙은행 예치금 규모가 크지 않아서 시장 영향이 미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유로존 역시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에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추가 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도 아직은 도입 초기지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직후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낭패를 겪고 있다.

 

◇ 은행 타격→경제 취약성 높여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1차적으로 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받는 이자가 낮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론 예금이나 채권금리가 하락하게 된다. 이는 가뜩이나 이자 수익이 적은 상황에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려면 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한데 마이너스 금리는 정상금리에서 더 멀어지는 것을 뜻한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이자수익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 시중은행은 그간 양적완화를 통해 누린 유동성을 초과지준 형태로 중앙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았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실시되면 오히려 남아도는 자금은 고스란히 짐이 된다.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동안은 이를 자제했고 이자마진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근 일본과 유럽 은행주들이 급락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은행들로서는 이른바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은행자금을 다른 곳에 활용해야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 경제 부진이나 유가 하락으로 운용위험이 커졌다는 점이다.

 

경제나 금융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보니 은행들의 위험자산 투자가 쉽지 않아지면서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채 금리가 더 낮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조달금리가 더 내려가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고정투자도 늘어나기 힘들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은행주 급락과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는 결국 여전히 취약한 경제의 명치를 가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코트 마더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제로 금리가 정부부채 금리를 낮추는데 도움을 준 것은 맞지만 주식과 채권간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시켜 변동성이 늘리고 은행들을 압박하면서 신용여력을 오히려 더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환율전쟁도 재가열 조짐

 

 

▲ 마이너스 금리 도입 국가와 금리(출처:이코노미스트)

일본에 이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확산할 경우 각국의 환율 약세를 부추기면서 환율전쟁을 더 심화시킬 것이란 점도 일찌감치 예견됐고 결국 현실화될 조짐이다.

 

지난달 29일 일본이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한 후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위원 가운데 1명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다른 중앙은행들의 도입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이 울린 총성에 곧바로 ECB가 화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 미국에서도 이를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고 스웨덴의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이 잇따랐다. 체코 등 유럽의 다른 중앙은행들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심각하게 논의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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