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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가격 다양화 빙자 꼼수 인상안 "빈축"
프라임경제 | 2016-02-27 10:22:13

[프라임경제] 영화관 업계 1위 CJ CGV(079160·이하 CGV)가 26일 '가격 다양화' 시행을 전격 발표했다. CGV는 다음 달 3일부터 관람객이 선호하는 시간과 좌석에 대해 추가 요금을 받고 반대의 경우 가격을 할인하는 '차등화'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영화관 시장점유율 49.3%를 기록한 CGV의 결정은 향후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기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CGV가 터무니없는 가격 인상안을 '가격 다양화'라는 미명으로 포장한 것뿐이라며 아우성이다.

◆"1000원 아끼자고 목 부러져야 하나"

CGV가 내놓은 새 가격정책은 주말과 삼일절 휴일 직후인 내달 3일부터 적용된다. 기존 4단계였던 주중 시간대를 6단계로 세분화하고 좌석별로 △이코노미 존(Economy Zone) △스탠다드 존'(Standard Zone) △프라임 존(Prime Zone)으로 구분, 가격을 차별화했으며 스탠다드 존을 기준으로 이코노미 존은 1000원 싼 반면 프라임 존은 1000원 비싸다.

일례로 CGV 강남점에서 오는 29일 1시30분(데이라이트)에 상영 예정인 영화 '귀향'을 관람하려면 좌석에 상관없이 9000원(비회원 기준)을 결제하면 된다. 그러나 다음달 3일부터는 같은 시간대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좌석 위치에 따라 관람료가 1만원 혹은 8000원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관람객이 선호하는 G열 이후 중앙과 측면 대부분이 '프라임 존'으로 묶였다는 점이다.

CGV는 제도 도입의 근거로 2014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들었다. 당시 조사 내용에 따르면 관객 5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상영관 좌석 위치에 따라 관람료를 달리하는 차등요금제 도입에 대해 65%가 찬성했다.

스크린과 가까운 좌석은 관객 선호도가 낮은데 관람료가 같은 것은 불합리하다는 관객들의 지적을 반영해 이번 정책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당시 조사는 '일반석 1만원 기준'이라는 전제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통 예매하는) 기존 좌석의 가격이 1만원일 때 비인기 좌석의 가격을 얼마나 할인했으면 하는지'를 물었고 당시 관객들은 7129원을 적정 가격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CGV는 관객들이 '일반석'으로 여겼던 좌석을 '프라임 존'이라는 이름으로 상향 조정하고 오히려 가격 인상의 전제로 삼았다. '이코노미 존'으로 지정된 A~D열까지는 입장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 작품이라도 비어 있는 일이 다반사다. 결국 CGV가 다양화를 빙자해 사실상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탓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G열보다 앞자리에 앉으면)목 부러질 듯 고개를 들고 영화를 봐야한다. 1000원 아끼자고 그 고생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아예 상영관별로 좌석 수와 개별 가격을 추산해 실제 가격 인상률을 따지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CGV는 서울 내 상영관(2D 일반관)을 기준으로 1회 상영 때 마다 좌석별로 100~200원 상당의 입장료 수익을 더 챙길 수 있다. 그나마 인상 폭이 적은 일반관 기준이며 특별관의 경우 가격 인상 효과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심지어 기존 VIP 고객에 제공됐던 CJ ONE 반값 할인 제도 역시 가격 차등화와 함께 사라졌다. 현재 CGV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서 해당 서비스는 날짜와 좌석에 상관없이 구동되지 않는다.

◆중국 진출 '어닝쇼크' 관람객 등치기로 만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을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로 굳어진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고 있다.

CGV는 이달 초 2015년 4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액 2995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5.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0.2% 급감해 업계의 예상을 한참 밑돈 말 그대로 어닝쇼크였다.

특히 중국 진출 과정에서 초기 사이트 오픈 과정에 투입된 비용부담이 시장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컸던 게 원인이었다. 여기에 올해 1월 국내 전국 관람객 수도 지난해보다 24.9% 쪼그라들면서 시장 상황 역시 좋지 않았다.

이에 대해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중국 박스오피스가 44.3% 급증한 것을 비롯해 CGV의 연결 사이트 매출도 170% 넘게 급증해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고 전제하면서도 "공격적인 진출 과정에서 작년 말에만 중국에 11개 사이트를 새로 열었고 매출 없이 비용부담만 키운 것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연결 사이트 단순합산 영업 손실은 56억원에 그쳐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으며 회사의 손실 기조는 2년 연속 이어졌다. 또 영등포 CGV 아트하우스 폐쇄로 인한 일회성 손실도 20억원이 반영됐다.

일련의 부진은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5일 장중 14만1500원까지 치솟았던 CGV 주가는 지난 18일 장중 10만4500원으로 주저앉았고 26일 종가도 전일대비 1.33% 하락한 11만1000원에 머물러 최고점 대비 21.55% 추락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CGV의 가격정책에 대해 영화 ‘빅쇼트’의 대사를 인용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간대에 따른 입장료 구분을 6단계로 잘게 나누고 상영관 좌석을 3개의 등급으로 구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걸어 복잡한 관람료 체계를 구축한 것을 꼬집는 내용이다.

'복잡해지수록 이해하기를 멈추고 뭔가 있겠지, 라며 믿게 되는 것이 바로 사기다. 상품은 복잡해지고 설명은 더 난해하며 뭐가 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지면 실체를 모른 채 제도의 권위에 기대어 대충 믿고 대충 속기 마련이다.' - 영화 '빅쇼트' 중에서.

이수영 기자 lsy@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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