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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가 예상한 대북제재 시나리오는
한국경제 | 2016-03-01 11:58:49
(뉴욕=이심기 특파원) 골드만삭스가 UN의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이 공개된 지난
달 25일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This time may be different)”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과거에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한
국정부의 의례적인 비난 성명과 국제금융시장의 무반응으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골드만삭스가 이번 사태를 달리 보는 근거는 세가지다. 우선 한국 정부의 신속
한 대응이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발했을 당시에도 꺼내지 않
았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카드와 함께 중국의 공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ls
quo;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미국과
협의키로 한 것이다.

두번째 근거는 국제사회의 대응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UN이 강력한 제재안을 마
련하고,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2주만에 독자적인 제재안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세번째는 대북 제재안이 과거와 달리 중국의 동의와
지지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을 보다 효과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에도 북한과의 교역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선제적 조치로 작용할 것으
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이번 사태가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현상유지
선에서 절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기본 시나리오&rsquo
;다. UN의 전례없는 제재와 미국과 일본의 독자제재도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
킬 정도로 강력하지 않고 지역안정을 유지하는 선에서 타협을 보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제재의 결정적 수위를 판단하는 기준점으로 ‘세컨더리 보이
콧(secondary boycott)’으로 불리는 2차 제재의 부과를 들었다. 이는 북
한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 기관 등 모든 당사자에게 달
러로 거래되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아예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골드
만삭스는 구체적인 이유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낼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 뒤 이 정도 수준으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킬
정도로 강력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슈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차 제재를 꺼낸다면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rdq
uo;이라며 “미중간 관계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하면 꺼낼 수 없는 카드&r
dquo;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한국과
미국이) 필요한 만큼은 아닐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
어낼 정도로 강력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두번째 시나리오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역긴장이 증폭되는 경우다
. 관심을 끄는 대목은 강력한 UN유엔결의안 채택이 차질을 빚는다는 점이다. U
N안보리에서 미중이 합의한 방안보다 후퇴한 제재안이 나오고, 미국이 2차제재
카드를 꺼내면서 강력한 독자제재안의 실행에 착수하는 것이다. 이는 곧 북한
과 교역을 하는 중국과 러시아까지 잠재적 제재대상에 포함되고, 사드의 한국배
치로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제재안이 골드만삭스의 기본 시나리오로 가는 것이라면,
두번째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14개 안보리 회원국 가운에 유일하게 결의안 초안
에 즉각 동의하지 않은 것과 관련, 향후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즉 러시아가 완화된 제재안을 요구할 경우 정면대결을 피하는 수준에
서 타협을 본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의 무력도발로 이어지는 경우다. 한국이 정면대응에 나
서지 못할 것으로 보고 북한이 과거처럼 무력도발을 통해 제재에 반발하는 시나
리오다. 남북 모두 이에 따른 위험부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
은 희박하지만 북한의 계산착오가 변수라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간 제
재안 합의는 첫번째 시나리오로 사태가 정리될 것을 보여주는 신호지만 예상치
못한 ‘테일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가 발생할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대북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효과는 얼마나 될까. 골드만삭스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의 외화송금와 관광수입 감소, 개성공단의 수익금 중단과
대북제재에 따른 수출감소를 감안해 올해 북한의 외화수입은 4억6000만달러 감
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약 3% 수준(그래픽 참조)
이다. 슈나이더 교수는 “제재의 효과는 북한 경제가 얼마나 치명적인 영
향을 받느냐에 달려있다”면서 “북한의 경제체제상 연간 1~3% 성장
이면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한국의 비용은 무엇일까. 골드만삭스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약세
)을 들었다. 과거 국제금융시장은 북한의 도발에 거의 반응했지만 “이번
에는 다르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면서 향후 1년간 원달러 환율을 달러당 1300원으로 전망했다.

정부 당국자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대해 “한국에 호의적이지는 않은
내용”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외교 당국은 UN을 통한 전례없는
강력한 대북제재안을 한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UN결의안이 지정학적 긴장을 유발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적정한 타협
이 이뤄진 결과라는 분석을 반길리가 없기 때문이다. 외환당국도 지난달부터 외
환시장에서 달러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을 방어하기에 바쁜 와중에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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