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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세탁기 WTO 분쟁서 한국 승소..美 불복 우려
edaily | 2016-03-12 0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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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TO "한국산 세탁기 美 반덤핑관세 부당"
- 정부, 철강 등 대미 수출여건 개선 기대
- 美 상소로 판정 뒤집기, 편법 우려.."내년까지 봐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anti-dumping) 관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세계무역기구(WTO) 판정이 회원국들에게 공개됐다. 패소한 미국이 판정에 불복하거나 수용하더라도 변칙적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11일 오후 4시(제네바 현지 시간) “2013년 당시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9~13%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WTO 협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패널보고서를 회원국들에게 공개 회람했다.

앞서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미국이 삼성전자(005930)·LG전자의 세탁기 판매에 ‘표적덤핑(targeted dumping)+제로잉’(zeroing) 방식을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것을 두고 WTO 협정 위반이라고 판정했다.

덤핑 마진은 제품의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거나 높은 경우 모두 반영해 산정한다. 하지만 미국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만 이를 적용, 한국 등 수출국에 불리하게 계산되는 제로잉 방식을 적용해왔다. 또 수입된 전체 물량이 아닌 특정 구매자·시기·지역에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만 덤핑 마진을 산정하는 표적덤핑 방식도 사용해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13년 8월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고, WTO는 우리 정부 승소 판정을 내렸다. 미국이 ‘표적덤핑+제로잉’ 방식 문제로 WTO에서 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WTO는 보조금 분야 쟁점에서 연구개발(R&D) 세액공제의 경우 우리 정부 손을 들어줬지만 세탁기 제조사에 대한 임시투자 세액공제는 ‘특정성 있는 보조금’으로 판단해 미 정부 주장을 인정했다.

정부는 이번 판결로 미국의 반덤핑 규제가 해소돼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현재 반덤핑 규제를 적용해온 한국산 수출품은 철강(15개), 전기·전자(2개), 기타 (2개) 등 총 19개 품목이다. 해당 품목의 대(對)미 수출액은 약 53억 달러(2014년 기준)에 달한다. 이번 파결이 미국의 수입규제 전반에 적용될 경우 파급효과는 클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이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패널보고서가 공개 회람된 뒤 60일 내에 상소할 수 있다. 상소 결과는 상소 이후 3개월 뒤에 회원국들에게 회람된다. 상소 결과가 판정 결과를 뒤집지 못하더라도 미국이 1년 이상 시간을 끌며 관련 법·규정에 WTO 판정결과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또 반영하더라도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해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WTO가 임시투자 세액공제에 대해 미국 정부 손을 들어준 게 우리 정부나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관계 속에서 미국은 편법적으로 빠져나가고 우리만 불리한 부담을 질 우려도 있는 셈이다.

신정훈 산업부 통상법무과 과장은 상소 결과에 대해 “WTO 체제가 (힘이 있는) 특정국에 치우쳐 있는 왜곡된 구조라고 보지 않는다”며 “상소 선례, 판정의 일관성, 미국의 부당성을 고려하면 상소 결과가 판정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신 과장은 “앞으로의 변수는 미국이 WTO 판정 결과에 대한 이행을 지체하거나, 이행할 경우 법을 교묘하게 해석해 피해 갈 가능성”이라며 “실제 반덤핑 관련 법·제도가 변경되려면 내년 중반 이후까지 갈 수 있어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임시투자 세액공제 문제는 추가 제소 등 우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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