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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한달] 정부, 경협보험금 등 지원 나섰지만 입주사는 "내달 월급도 못줄 형편
파이낸셜뉴스 | 2016-03-13 20:35:15
'갈등의 골' 깊어가는 정부·입주업체
동분서주하는 정부..업체 돌며 맞춤 지원상담, 보험금 최대 3300억 예상
한계 다다른 업체들..정부 지원은 결국 대출뿐, 근로자 90% 해고 위기로


#.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정부의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사태 해결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정부와 개성공단 입주기업 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북쪽 개성공단은 인적이 끊겨 적막한 가운데 멈춰선 통근버스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쪽은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기업들과 정부가 피해보상에 이견을 보이면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들도 정부를 향해 생존권을 보호해달라면서 실질적인 보상을 촉구하면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래저래 남북 교류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중단된 후 한 달간 남북 긴장은 한층 강화되고, 남남 갈등도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개성공단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에서 치료약 없이 상처만 커져가고 있다.

■전담팀, "피해 최소화 위해 밤새워"

일단 중소기업청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전담지원팀을 운영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기청 중소기업정책국장을 팀장으로 '기업전담지원팀'이 123개 입주기업별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펼치고 있는 것. 10개 지방중기청을 중심으로 고용부, 금융위,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등 전담업체별 애로를 맞춤형으로 해결하는 '접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장방문도 실시하고 있다.

기업전담지원팀에 참가한 한 직원은 사흘 동안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주영섭 중기청장도 직접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방문하며 발로 뛰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7일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기업에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수은은 이날 업체 한 곳에 70억원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정식 보험금 지급에 나섰다. 수은은 지난달 22일부터 개성공단 기업들의 경협보험금 지급 신청을 받았고, 25일부터 가지급을 시작했다. 경협보험에 가입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생산설비 등 개성공단 고정자산의 90%까지 70억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정부는 보험금 지급액이 최대 3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13일 "가지급금을 신청한 기업은 총 22개사로 이 가운데 21개사에 총 373억원을 지급 완료했으며, 나머지 1개사는 14일 지급될 예정"이라면서 "경협보험금은 7개사가 신청을 했는데 이 가운데 1개사엔 70억원을 모두 지급했고, 나머지 6개사엔 미비된 자료가 모두 제출되는 16일쯤 지급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와 중소기업 관련단체들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기업들의 물품을 공공구매하는 등 지원에 나섰으며, 입주기업 중 일부는 정부 보상만 기다리지 않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 시화산업단지에 마련된 대체부지 사용계약을 맺은 기업이 6개인 것으로 집계된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개성공단 피해기업에 해외 대체부지 마련을 추진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섰다.

■입주기업, "버티기 힘들다"

하지만 일부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입주기업의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목숨만 연명하는 상태"라고 표현했다.

실제 대북경협 중단으로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최근 현정은 회장이 등기이사직 사의도 표명한 상태다.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개발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폐쇄로 400억원 규모의 자산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중소 입주기업들은 정부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근본적 경영정상화 방안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입주기업 대표는 "지난달 급여는 어찌어찌해서 지급을 했지만 3월은 답이 없다"면서 "원재료 비용은 지불해야 되는데 당장 현금이 없다. 정부의 지원은 대출 말고는 없는 상황인데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상태에서 대출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피 말리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수년간 거래해 오던 바이어들도 모두 떠났다"면서 "피해를 줄이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현재로선 어떤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 큰 아픔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들이다. 이들 근로자는 90% 이상이 해고 위기에 처해 있다.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100% 생산해 온 한 기업 대표는 공단 폐쇄조치 이후 전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

■보상·지원, 더 이상 늦춰선 안돼

정부와 입주기업 간 현격한 시각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단을 대체할 부지를 찾는 건 인건비와 물류비용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정부의 융자 역시 담보나 신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정부의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개성공단입주기업 비대위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에 따른 피해보상 특별법'(가칭)을 청원하기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기섭 비대위원장은 "법 규정과 무관하게 정부가 정치행위를 해놓고, 법률에 없으니 정당한 보상을 못해주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특별법 제정 요구와 거리 청원운동을 벌이고, 국민에게 잘못 알려진 부분을 제대로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의 보상 요구는 보상보다 지원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극명히 대조를 이루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 힘들다. 한 북한 전문가는 "정부의 피해 실태조사가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2013년 가동중단 사태 때를 고려해 보면 정부가 파악한 피해 규모는 입주기업들이 발표한 피해금액에 한참 모자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비대위가 추정한 피해액은 8152억원 수준이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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