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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익률서 드러난 '제 식구 밀어주기'
한국경제 | 2016-03-27 20:39:55
[ 김우섭 기자 ] 은행과 증권사들이 판매한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가 기대 이하
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이 비계열사보다 연 10
%포인트 이상 낮은 사례도 있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계열사 펀드를 집중적으
로 추천하는 ‘몰아주기’ 영업 방식 탓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믿지 못할 계열사 펀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6대 은행 중 계
열사 펀드 수익률이 비계열사 펀드보다 높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신한은행
에서 팔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들은 지난 1년(1월 말 기준) 동안 평균
13.41%의 손실을 냈다. 반면 신한은행과 지분 관계가 없는 비계열 운용사 펀드
들은 같은 기간 1.42%의 수익을 올렸다. 신한 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은 같은 기
간의 코스피지수 상승률(-2.00%)과 비교하면 11.41%포인트, 다른 계열사 펀드와
견줘보면 14.84%포인트 낮았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하나UBS자산운용 펀드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 운용사
펀드의 지난 1년 평균 수익률은 -4.84%로 비계열 운용사 평균 수익률(0.03%)을
크게 밑돌았다. 이번 조사는 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운용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는 주식형 액티브펀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나 상장지수펀드(ETF)는 통계에서 제외했다.

증권사가 판매한 계열 운용사 펀드 중에도 ‘쭉정이’가 많았다. 12
개 주요 증권사 중 7개사가 계열사 펀드보다 비계열사 펀드의 수익률이 나은 것
으로 조사됐다. 신한금융투자(-12.82%포인트)와 한국투자증권(-5.07%포인트),
현대증권(-5.05%포인트) 등이 계열사 펀드와 비계열사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컸다.

반대 사례도 있다. 신영증권은 신영자산운용의 선전으로 계열회사 펀드 수익률
이 비계열회사보다 7.39%포인트 높았다.

◆“계열사 펀드에 가산점 관행 여전”

계열 운용사 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배경엔 계열사 펀드를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관행이 있다. 비계열사 펀드에 비해 내부 심의가 느슨하다보니 ‘불량 펀
드’가 추천 목록에 들어가는 사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의 상품
담당 임원은 “계열사 펀드를 판매할 때 인사 고과에 가산점을 주는 회사
가 남아 있다”며 “이왕이면 제 식구를 밀어주자는 정서도 여전하다
”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계열사 펀드를 밀어주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2013년 4월 ‘계
열사 펀드 판매 50% 룰’을 도입했다. 펀드 판매 총액에서 계열사 상품 판
매액이 절반을 넘으면 ‘불건전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
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계열사 펀드를 1~3분기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4분기
엔 이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계열사 펀드 신규 판매 비중은 49.5%로 ‘50% 룰&rsqu
o;을 간신히 피해갔다. 미래에셋증권 43.7%, 메리츠종금증권 36.6%, 삼성증권
32.6% 순으로 계열 펀드를 많이 판매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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