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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재용' 바이오·자동차 전장 등 신사업 '궤도 올리기' 급선무
한국경제 | 2016-10-23 20:40:19
[ 김현석 기자 ] 한국의 대표 기업 삼성에 3세 경영 시대가 열린다. 이재용 삼
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올라 전면에 나선다.
오너 일가가 그룹 매출의 절반, 이익의 3분의 2를 책임지는 주력 계열사 삼성
전자의 등기이사를 맡는 건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 8년여 만이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25년간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합리
적이고 판단이 빠르며 거만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행비서 없이 다니고
의전이나 격식을 부담스러워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그는 “
내가 더 멀리 본 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뉴턴
의 말처럼 삼성을 일군 이병철 창업주, 반도체를 기반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
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의 업적을 발판으로 더 크고 강한 삼성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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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

삼성은 끊임없이 변화해온 기업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1938년 삼성상회를 설립
해 돈을 모은 뒤 모직 유통 금융 전자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며 재계 1위에 올랐
다. 이건희 회장은 본인이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로 시작한 반도체 사업을 기
반으로 글로벌 삼성전자를 일궜다. 반도체로 번 돈은 TV 스마트폰 등이 세계 1
등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아직도 삼성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TV다. 게다가 TV와
스마트폰 산업은 성장기를 지나 정체기로 접어들었다. 이 회장이 2010년 &ldq
uo;10년 뒤 삼성의 주력사업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 삼성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에선 하루가 멀다고 판이 바뀐
다.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고, 애플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A
T&T는 100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콘텐츠사업자 타임워너를 인수한다.


이 부회장이 ‘천재 경영자’로 꼽히는 이 회장과 다른 점은 글로벌
감각과 젊음이다. 그는 일본과 미국에서 경영학을 배웠고, 글로벌 IT 업계의
변화를 누구보다 현장에서 많이 경험했다. 이 부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삼성 경영진에 “스마트폰 이후, 3~5년 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고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꼽는 신사업은 바이오다. 삼성이 2010년 5대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바이
오를 지목한 뒤 이 부회장은 이를 챙겨왔다. 이 부회장은 올초 중국 보아오포럼
에서 “IT와 의학, 바이오를 융합해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
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4년간 바이오 부문에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자동차 전장사업도 핵심 미래사업으로 꼽힌다. 자동차가 스마트해지면서 자동차
가 전자제품이 되는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신설된 삼성전
자 전장사업팀은 자율주행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을 집중 개발 중인 것으로 알
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에 지분을 투자
했다. 전장부품 납품 확대를 노리고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피아트의 부품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설이 나온 것도 인수합병(M&A)을 통해 한 방에 전장업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전자사업에서도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새 사업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IoT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인 조이언트, AI 전문회사인 비브랩스 등을
사들였다.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

신사업에서 바로 큰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신사업을 잘하려면 기존 사업에서
끊임없이 이익을 내야 한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잘하는 사업을 더 키우고, 자
신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사업 재편을 추진해왔다.

2014년 말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등 4개사를 한화에 매각하고, 작년 삼성정밀화
학 등을 롯데그룹에 팔았다. 화학 방산 등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한 것. 삼성전
자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카메라 LED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세계 10위 규모의
프린터사업부는 미국 HP에 매각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 또
부실 수주로 지난 몇 년간 수조원대 적자를 내온 중공업 건설 사업은 치열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엔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 부품은 &l
squo;타이밍 산업’이다. 시장이 원하는 시점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양
산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대신 조금이라도 늦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
최근 반도체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하나 짓는 데 10조원 이상이 소요
된다. 이런 초대형 투자엔 오너인 이 부회장의 결단이 필수적이다. 갤럭시노트
7 조기 단종으로 상처 입은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것도 시
급히 해야 할 일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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