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주요뉴스

‘조선·철강 구조조정’ 두 경제수장의 다른 목소리
파이낸셜뉴스 | 2016-10-27 19:47:07
유 부총리, 청산 맞먹는 강도 주장 “대우조선민영화·빅딜 등 속도내야”
이 총재, 이례적으로 산업현장 방문..충격 큰 대수술보다 채권단 협의 주장


유일호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두고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청산과 맞먹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원하는 유 부총리의 조선산업 구조개편안에 대해 이 총재가 제동을 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 부총리는 조선분야의 부실덩어리를 하루빨리 잘라내고, 남은 자산을 매각하는 '빅딜'이 불가피하다는 기조이지만 이 총재는 기업들의 충격이 큰 일방적 대수술보다는 채권단과 기업과 협의를 통한 대안 마련에 마음을 두고 있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놓고 두 수장의 견해가 갈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이날 "조선사별 경쟁력 있는 분야에 대한 핵심역량 집중 등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대우조선 민영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속하게 사업재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신규 유동성을 넣을 수 없다는 대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규모가 4조2000억원으로 부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에 이같이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정부가 조선산업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아직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고 구조조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총재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 24∼25일 울산과 포항을 방문, 산업현장의 목소리까지 직접 들었다. 울산의 조선.자동차.석유화학단지와 포항의 철강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업계 현황과 전망 등을 들었다.

산업현장을 방문한 뒤 이 총재는 지난 26일 조선과 철강업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과 관련, 정부가 밑그림을 갖고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들 업체는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고 그 나름대로 경영합리화 노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산업별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갖고 업체들과 긴밀한 협의해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유 부총리는 그동안의 맥킨지와 같은 해외 컨설팅업체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에 참고하겠다고 밝혀왔다. 맥킨지는 대우조선해양은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중심 '투톱'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해 하루빨리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두 수장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게 되면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말했다.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