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주요뉴스

오스트리아 대선, 중도 좌파 후보 승리 … 유럽 극우 물결 막았다
한국경제 | 2016-12-05 06:04:07
4일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녹색당 당수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72)이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를 누르고 당선을 사실
상 확정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개표에 근거한 오스트리아 ORF방송의 1차 예측에 따르면 판 데어 벨렌은
53.6%의 지지를 얻어 46.4%에 그친 극우 호퍼를 큰 격차로 앞섰다. 헤르베르트
키클 자유당 수석전략가는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호퍼가 크게 뒤진 것으로 드
러나자 오스트리아 언론에 "판 데어 벨렌 후보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q
uot;고 말하며 패배를 시인했다.

호퍼는 이날 페이스북에 "매우 슬프다"며 패배를 인정한 뒤 판 데어
벨렌에게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4월 치른 대선에서 1차 투표 때 2위를 차지한 판 데어 벨렌은 결선 투표에
서 득표율 0.6% 차이로 호퍼 후보에 승리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부정 의혹으
로 재선거를 치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면서 이날 다시 선거가 실시됐다
.

판 데에 벨렌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자유와 평등, 연대에 바탕
을 둔 유럽을 지지하는 오스트리아의 승리"라고 말했다. 국민당과 사민당
등 양 정당과 노동계도 그의 당선을 환영했다.

'유럽의 오바마'로 불리는 판 데어 벨렌은 이민자 집안 출신이다. 고향
은 오스트리아 빈 이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네덜란드계 러시아인과 에스
토니아인이다. 그의 부모는 스탈린 체제 아래에 있던 소련의 탄압을 피해 러시
아로 넘어온 난민이었다.

인스브루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빈 대학 교수를 지낸 판 데어 벨렌은
1994년 의회에 입성한 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녹색당 대변인과 당수를 지냈
다.

이번 대선에는 자유당에 맞선 중도좌파 진영과 무소속 연대 세력의 후보로 나왔
다. 그는 5월 대선 결선투표에서도 여론 조사에서 호퍼에 밀렸지만 간발의 차이
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재선거에서는 초반 개표결과이기는 하지만 큰 격차로
앞서면서 승리를 사실상 눈앞에 두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양대 정당 후보가 1차 투표 때 호퍼에게 큰 차이로 밀리면서 결선
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으로 극우 정당 대통령을 배출하는 나라가 될 뻔했다.

영국 BBC는 "내년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에서 반이민, 반주
류 기치를 내건 포퓰리즘이 세력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나온 오스트리아의 선거
결과는 매우 놀랍다"고 평가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판 데어 벨렌이 오스트리아 극우 바람을 잠재우면서 유럽연합
(EU)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호퍼가 당선돼 오스트리아까지 EU 탈퇴를 거
론하는 국면을 맞게 되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에 이은 충격파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