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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 등 기술 변화가 인류 진화를 결정할 것"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교수 방한
한국경제 | 2017-01-22 21:25:31
[ 박근태 기자 ]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 등의 저서로 유명한 영
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사진)는 &ldq
uo;앞으로 인류는 생물학적 진화보다는 문화적·기술적 진화에 더 큰 영
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킨스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한국 독자와
의 첫 만남에서 ‘진화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 철저한 진화론자인 그는 자신의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이 유전자의 꼭두
각시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이 책이 끼친 영향을 1859년 다윈의 《종의 기
원》이 지식사회에 미친 영향에 빗대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가 인간이 유전자가 아니라 기술과 문화의 진화에 지배될 것이라고
얘기한 까닭은 무엇일까. 도킨스 교수는 통상적으로 진화가 어떤 방향으로 이
뤄지는지 구체적으로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도킨스 교수에 따르면 인
간은 300만년간 뇌가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했다. 더 높은 지능을
갖게 되면서 위험을 피하고 다양한 생존 능력을 갖춰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큰 뇌를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자식을 낳게 됐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오래 살아남은 사람이 결국 자녀를 낳고 유전자를 대물림했다는 것이다. 하지
만 그는 “이제는 뇌의 크기가 생존과는 상관없게 됐고 자식을 낳는 데 더
는 유리하다고 보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도킨스 교수는 인류가 두 종으로 분화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진화
의 주요 이벤트인 종 분화가 이뤄지려면 지리적 격리가 필요한데 다양한 인종이
하룻밤에도 수천㎞를 오가는 시대가 오면서 종 분화가 이뤄지기는 어렵게 됐다
는 설명이다. 대신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하면 유전적 흐름이 끊어지면서
지구 인류보다 훨씬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새 인류가 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유전자와 자연 선택이 주도하는 생물적 진화보다 문화적·기
술적 진화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술 진화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와 컴퓨터, 로봇, 인공지능(
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며 컴퓨터가 인간을 따라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스
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엘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도 말했듯 AI와
로봇의 기술 진화가 우리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rdqu
o;

도킨스 교수는 세계적 석학인 스티븐 핑거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말을 빌려 &l
dquo;노예제 폐지나 여성 참정권 부여를 보면 인류의 역사는 결국 옳은 방향으
로 굴러간다”며 인류가 맞을 미래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말했듯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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