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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나무 담수기술 아이디어 얻어 물에 안 젖는 연잎 비와도 젖지 않는 옷 개발
한국경제 | 2017-01-22 21:26:58
[ 박근태 기자 ] 동남아시아와 카리브해 연안에 주로 사는 맹그로브 나무는 바
닷물에 뿌리를 깊이 박고 사는 희귀한 바다 나무다. 뿌리가 바닷물에 함유된 소
금기를 걸러내 나무가 살지 못하는 바다에서도 살아간다. 맹그로브의 뿌리껍질
은 바닷물 속 양이온인 나트륨 이온이 많이 달라붙을 수 있는 전기적 성질을 지
닌 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상준 포스텍 교수 연구진은 최근 맹그로브 나무의 이 같은 성질에서 아이디어
를 얻어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양전하를 띠는 폴
리아릴아민하이드로클로라이드(PAH)와 음전하를 띠는 폴리나트륨스타이렌술포네
이트(PSS)를 쌓아 맹그로브 뿌리 표피층과 비슷한 여과막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바닷물 농도에 가까운 소금물로 실험한 결과 나트륨 이온 96.5%가 걸
러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3일간 소금물을 지속적으로 이 막에 통과시켜도 여
과막에 오염이 일어나지 않고 강인한 맹그로브 나무처럼 지속적으로 담수로 바
꾼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최근에는 물에 젖지 않는 연잎을 이용한 기술도 등장했다. 연잎은 표면이 나노
미터 크기의 미세한 돌기로 덮여 있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동그랗게 뭉쳐 표면
에 둥둥 떠 있는 상태가 된다.

연잎이 흙탕물에서 더럽혀지지 않는 것도 표면에 더러운 물질이 둥둥 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성질을 이용해 비가 와도 젖지 않는 옷이나 스스로
깨끗해지는 건물 외장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태윤 연세대 교수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미량의 물방울 속에 있는 극소량
의 발암 물질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스몰에 소개했다. 연잎처럼
수많은 나노미터 크기의 돌기를 구리 표면에 만들어 물방울을 쉽게 제어하고
레이저를 쏘아 그 안의 성분을 알아내는 원리다.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자연모사가 상용화된 사례도 있다. 일본에선 고속철 신칸
센이 터널을 빠져나갈 때 생기는 굉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총새 부리를 모
방한 열차를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기술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자연계에서 찾는 자연모사혁신기술개발사업을 올해 처음 추진한다. 연
구재단은 자연모사 기술 시장이 지난해 43억달러에서 2030년 1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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