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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風에 흔들리는 기업, 중국서 길 잃다
파이낸셜뉴스 | 2017-02-19 21:11:08
최순실·사드 같은 외부변수 기업경영 통째로 뒤흔들어
삼성 등 오너 투자결정 지연 중국내 사업 불확실성 키워
글로벌 위기로 전이 우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재계가 국내 '정치.외교' 외풍에 휘말려 글로벌 최대시장인 중국 사업에서 생사의 기로에 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까지 부른 '최순실 스캔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 격화 등 기업 경영과 무관한 변수들이 국내 재계 골간을 뿌리째 흔드는 형국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이자 글로벌 수출 관문인 중국에서 우리 기업들의 투자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상실, 소비자신뢰 추락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외교 외풍으로 오너들의 투자의사결정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중국사업 악화가 곧바로 글로벌 경영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9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경영외적인 불확실성으로 현지 투자방침을 보수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대중국 수출실적이 하반기부터 본격 하락세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정치 현안과 맞물려 재계 오너들의 중국 내 투자의사결정은 잇따라 보류되고 있고, 한·중 외교마찰이 기업들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정치외풍에 시달리는 삼성과 한·중 간 외교갈등 본산이 되고 있는 롯데 등 대표적인 국내 2개 그룹뿐만 아니라 CJ, 현대차, 포스코, 한화 등 국내 주요그룹 대부분이 중국 정부와 한국 정치권 눈치만 살피면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최순실 사태와 한·중 외교마찰 논란 등으로 당장 '샌드위치 악재'에 직면한 곳은 삼성, 롯데, CJ, SK 등이 꼽힌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격변하는 중국시장 내 적극적인 경영전략 운용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던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 참석도 사실상 불발될 것으로 보여 포럼 참석을 통한 경제외교 기회도 놓치게 됐다.

중국 일반소비자 구매패턴에 민감한 롯데, CJ, 현대차도 상황이 심각하다. 롯데는 중국실적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 사드 배치 논란까지 겹쳐 줄줄이 사업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닷컴의 알리바바 영업 중단부터 롯데슈퍼 매장 폐쇄 및 테마파크 공사 중단까지 중국발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최순실 특검수사와 사드 배치 논란에 두 발이 모두 묶인 상황이다. 그야말로 중국사업 향방에 따라 그룹 명운이 좌우되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CJ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최순실 특검과 사드 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에 민감한 유통과 엔터테인먼트가 중국 내 주력사업이라는 점에서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국내 문제나 한·중 간 갈등문제가 기업의 글로벌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공공연히 회자될 경우 기업경영에 타격을 받을까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솔직히 중국 현지투자에 대한 의사결정도 본사 내부 정황상 어려운 상황이고, 괜히 투자결정을 단행했다가 양국 간 외교 비화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까봐 보류하는 게 현지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진출을 위한 투자가 취소 혹은 난항을 겪으면서 SK는 중국 내 그룹투자 스케줄이 엉켜버렸다.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이 중국사업 확대를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섰지만 최순실 사태에 발이 묶이면서 의사결정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화학업체 상하이세코의 지분인수 계획부터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 추진, SK종합화학의 중국 부탄디올 합작생산법인 설립 등이 실패 혹은 지연.취소되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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