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주요뉴스

[박삼구의 배수진…‘신의 한수’인가] 2. 박삼구-채권단 ‘룰과의 전쟁’
SBSCNBC | 2017-03-25 11:30:07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대선주자의 관심사로  부상한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
지금부터는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이 과연 어떤 부분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지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른바 ‘룰의 전쟁’이라는 건데요. 매각을 어떻게 진행하느냐는 룰. 운동경기로 치면 경기규칙이죠.
이걸 두고 양측의 견해가 아주 많이 다릅니다.
다소 복잡한 얘기일 수 있는데, 저희가 요점만 간추려 최대한 쉽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김동우 기자,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부터 간략하게 짚고 넘어 갈까요?

▷ <김동우 / 기자>
네, 2010년 1월,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조금만 도와주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업으로 판단하고 워크아웃에 들어갔습니다.

그해 5월에는, 박삼구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1130억원의 사재를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내놓았는데요.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채권단은 박 회장 부자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합니다.

구조조정 등 각고의 노력끝에 2014년 12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됐고요.
  
금호타이어 매각 타당성조사를 끝낸 채권단은 2016년 9월 매각 공고를 올립니다.

그해 11월부터 예비입찰에 들어갔고, 지난 1월 본입찰에서, 중국의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가  9550억원을 제시하면서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럼, 먼저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에게 준 ‘우선매수청구권’ 생소한 분들 많으실텐데... 뭔지 설명을 해주시죠.

▷ <김동우 / 기자>
네.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를 제 3자에게 팔 때, 제 3자가 제시한 것과 같은 조건으로 먼저 회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가 제시한 9550억원을 박삼구 회장이 수용하면 박 회장이 그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그렇군요. 이 금호타이어 인수는 그룹 재건에 나선 박 회장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 <김동우 / 기자>
네.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이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먼저, 박 회장의 선친이자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1946년 금호고속을 창업했는데 질 좋은 타이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1960년에 설립한 회사가 바로 금호타이어입니다.

박 회장이 22살, 어린 나이에 입사해서 처음 경영수업을 받은 곳이기도 하고요.

채권단 손으로 넘어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되찾는 것이 박 회장의 목표인데요. 재작년에 금호산업은 되찾고 금호타이어만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 통해 과제 밝히기도 했습니다

[ 박삼구 /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신년사) : “ 무엇보다도 올해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되면 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8년 만에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죠.


▶ <최서우 / 진행자>
그런데 지난 2월 초,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1조원을 마련했다고 발표를 한 것으로 아는데요.

한달 뒤, 채권단에게 갑작스레 컨소시엄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채권단 입장에선 ‘이걸 룰변경으로 보고 있는건데.. 박 회장이 갑자기 컨소시엄 허용을 요구한 이유가 뭘까요?

▷ <김동우 /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박 회장이 인수 자금 1조원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이 자금은 재무적투자자, 즉 FI를 통해 모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무적인 투자자는 기업의 경영이나 사업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빌려주는 투자자를 말하는데요.
투자자가 투자금에 대한 배당과 원리금 수익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죠.

반면에 전략적인 투자자 SI는 경영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는데요.

다시 말해, 박삼구 회장과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나눠갖지만 투자에 대한 책임감도 커서 이자부담도 적습니다.

종합해보면 박 회장이 재무적인 투자자로 확보한 1조원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이자 부담이 너무 커서
경영이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한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결국 박 회장이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 컨소시엄 허용을 요구했다는 얘기인데 박삼구 회장이 밝혀왔던 내용과는 다르게...
재무적 투자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갑자기 새로운 요구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요?

▷ <김동우 / 기자>
박 회장 얘기대로 재무적 투자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됐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금호측은 갑작스런 요구는 아니었다는 주장입니다.

금호그룹이 채권단 주주협의회가 컨소시엄 허용을 정식으로 논의해달라며 산업은행 측에 공문을 보낸 것이 지난 2일과 6일, 두 번 입니다.

산업은행이 이를 무시하자 금호그룹은 일주일이 지난 13일 오전 8시에 갑자기 기자 설명회를 열어 금호 측 입장을 전달했는데요.

갑자기 컨소시엄을 허용을 요구하는 이유와 자금 마련에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 당시 설명회를 진행한 윤병철 금호그룹 CFO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컨소시엄 허용을 요청해 왔지만 채권단에서 답변을 주지않아, 공론화 시킨 것"이고

"입찰 진행 중에 공론화 시킬 수도 있었지만‘산업은행 측에서 거래를 방해하는 행위’ 라며 우선매수권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채권단 주주협의회에서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논의 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안건을 올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의 이른바 룰전쟁이 수면위로 떠오른 건 최근이지만 그 이전부터 물밑전쟁이 진행돼왔다는거군요.

박회장과 채권단 양측의 입장 차이를 보이는 건 2010년에 맺은 우선매수청구권 약정서 조항을
서로 다르게 해석을 하기 때문이라고요? 먼저 금호 측 해석은 어떤 건가요?

▷ <김영교 / 기자>
지난, 2010년 체결한 우선매수권부여약정서  5조1항을 보면,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박 회장은, 거꾸로‘사전 서면 승인이 있으면 제3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양도할 수 있다’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즉  “주주협의회 동의만 있다면 우선매수권 일부를 제 3자에게 양도해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뜻” 아니냐며
중국의 “더블스타에겐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자신에겐 허용하지 않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죠.

▶ <최서우 / 진행자>
이런 금호 측 주장에 대한 채권단의 논리는 뭔가요?

▷ <김영교 / 기자>
산업은행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과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은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여러 차례, 외부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컨소시엄 형태를 취한 우선매수권 행사는 우선매수권의 일부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겁니다.

그동안 박 회장 측이 더블스타처럼 일반 참가자 자격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인수전에 뛰어들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이 기회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형평성 운운’하는 건 앞 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죠.

▶ <최서우 / 진행자>
애당초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주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내건 이유는
박 회장의 과거 전력이 있었기 때문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 <김영교 / 기자>
산업은행 관계자 역시 박삼구 회장의 과거전력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건설업계 1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계 8위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계열사들의 자금을 끌어썼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경기가 불황을 겪으면서 결국 그룹이 총체적인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그래서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절차를 밟은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 회장이 과거 계열사까지 동원해서 무리하게 다른 기업 인수하다가 그룹을 위기에 빠뜨린 전력이 있으니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선 아예 그런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란 건데..

이에 대해서도 금호측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죠?

▷ <김동우 / 기자>
우선 금호그룹의 재무책임자인 윤병철 cfo는 우선매수권 약정서에 제 3자 양도가 불가능하다는 조항이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 

"약정을 맺을 당시, 산업은행도 저희도 향후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에 한정한다는 조항에 대해 문제가 생길지 몰랐다" 고 밝혔고요

"그룹의 주력 모회사 역할을 하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 박삼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회사가 없어 우선매수권의 부여를 개인에 한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즉, 계열사 동원을 막기 위해서 조항을 만든 것은 아니라는 거죠.

박삼구 회장도 제3자 양도금지는 계열사 동원 금지 문제가 아닌 경영권을 팔아넘기지 말라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 박삼구 /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없단 얘기는 경영권 팔아먹지 말란 뜻이겠지
그니까 커미션 받아먹고 (경영권) 팔아먹지 말라는 뜻이겠지 않겠어요?
혼자하라고 하면 우선매수권의 의미가 없지 처음부터.차라리 안 주는것만 못하죠.”]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