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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의 이상한 군림] 1. 농협중앙회-금융지주 ‘불편한 관계’
SBSCNBC | 2017-08-19 09:09:31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최근 금융권에서 농협금융지주가 핵심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죠?

▷ <이대종 / 기자>
그렇습니다. NH투자증권 지분 49.11%를 보유하고 있는 농협금융지주가 중장기적으로 그 지분을 100%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은 결국 NH투자증권이 금융지주의 '돈줄'이기 때문입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보면요. NH투자증권은 1956억원을 벌어들여서, 3600억원을 기록한 농협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NH투자증권은 지분이 절반 정도 밖에 되질 않으니까, 그 수익도 지주에 절반 밖에 반영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자회사의 수익이 온전히 반영돼서 실적이 개선되면 좋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농협은행처럼 지분을 100% 가져야 하다보니, 금융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농협금융지주에서는 이 이야기에 대해서 뭐라고 하던가요?

▷ <이대종 / 기자>
농협금융지주는 장기적으로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을 늘릴 수는 있지만 완전 자회사를 추진한 것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NH투자증권은 아예 "농협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 검토는 사실무근"이라는 공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일단 당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 <이대종 / 기자>
네, 수익구조만 놓고 보더라도, 상당히 수긍이 가는 시나리오인데요.

관련해서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실장 : "돈 되는 알짜 자회사에 대해서 수익성을 더 높인다는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시너지 같은 측면에서 바라보면 굳이 100%까지 높일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렇게 평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최서우 / 진행자>
앞서 살펴본 문제는 농협금융지주가 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안과 관련된 이슈였는데. 비단 금융지주사와 자회사 사이에서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이 기자. 금융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의 대주주인 농협중앙회 이 둘 사이에서도 돈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죠?

▷ <이한라 / 기자>
네, 그렇습니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은 매년 중앙회에 '농업지원사업비'라는 것을 내는데요.

매출액 규모를 기준으로 최저 0.3%, 최대 2.5% 수준인데, 이를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농협 자회사가 농업인들을 지원한다는 농협법에 따라 중앙회에 내는 건데, 지난해 명칭이 바껴서 농업지원사업비지 사실상 명칭 사용료,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로 볼 수 있습니다.

농협금융지주에서는 이 금액이 너무 많다며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고, 농협중앙회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이라는 입장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돈이 꽤 되니까, 이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거 같은데요.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 <이한라 /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올해 납부해야 할 금액은 36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약 51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사실상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요.

지난 2013년 신동규 전 금융지주 회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지주에) 와서 보니, 명칭사용료, 아까 말씀드린 농업지원사업비죠.

명칭사용료라는 희한한 것이 있다, 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경영 상황이 좋든 좋지 않든 꼬박 꼬박 내야하는 돈이다 보니 이 문제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해 조선업 부실대출로 농협금융지주가 경영위기에 직면했을 때에도 수천억원의 명칭사용료를 중앙회에 내야해 논란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앞선 살펴 본 것처럼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간의 미묘한 관계는 사실 그동안 여러 차례 수면위로 불거진 바 있습니다.

사실 신경분리로 농협지주회사가 출범할 때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죠?

▷ <이대종 / 기자>
네, 중앙회의 경영 간섭에 금융지주 회장들이 제대로 권한 행사를 하지 못하고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농협금융지주 1, 2대 회장을 지낸 신충식, 신동규 전 회장은 모두 임기를 끝마치기도 전에 중도 하차했습니다.

먼저 농협금융지주 출범 후 첫 회장직을 맡은 신충식 전 회장은 취임 100여일만에 회장직을 사퇴했고요.

2대 회장인 신동규 전 회장 역시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유가 뭡니까?

▷ <이대종 / 기자>
신충식 회장의 경우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면서 부담을 크게 느꼈다는 것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는데요.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농협 노조가 친정부 인사를 회장으로 내정해놓고 신 행장을 밀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고,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이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주도하는 중앙회와 신충식 행장이 주도하던 금융지주가 구조적으로는 분리돼 있지만 여전히 중앙회의 입김이 강해 갈등을 빚다 신 전 회장의 불만이 터졌다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신충식 회장은 중앙회 출신 아닙니까? 조직의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는 내부 출신조차 이런 구조를 견디지 못했다, 해석이 되는데요.

정부 고위관료 출신인 신동규 전 회장도 임기 중 돌연 사퇴하지 않았습니까?

▷ <이한라 / 기자>
네, 신충식 회장과 중앙회의 갈등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한다해도 신동규 회장의 사퇴는 중앙회와의 갈등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신 회장은 사의 표명 뒤 “현 구조에서는 제갈량이 와도 안된다”며 작심한듯 농협의 폐쇄적인 지배구조와 중앙회를 향한 비난을 이어갔는데요.

금융지주회사법과 농협법이 충돌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또 당시 누군가 총대를 메길 바라는 것 같았다며 내부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실상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불편한 관계가 중도 사퇴의 결정적 이유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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