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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적폐수사 총력전 탓? 장기 미제사건 '눈덩이'
한국경제 | 2017-11-23 04:00:52
[ 김주완 기자 ] 검찰이 마무리 짓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적폐청산 관련 수사 집중,
검찰 인사 지연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민생과 직결된 형사 사건 해결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쌓이는 장기 미제… 적폐수사 탓?

22일 법무부가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lsqu
o;미제 사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맡은 지 3개월 넘은 장기 미제
사건이 지난해 말 1299건에서 지난달 말 4635건으로 3.6배 증가했다. 형사소송
법 제257조에서는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에 의해 범죄를 수사할 때는 3
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치안과 민생 안정을 위해 검찰의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런 이유로 검찰은 3개월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한 사건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
류해 관리하고 있다.

미제 사건 급증은 최근 검찰의 적폐청산 관련 수사 집중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
석이 나온다. 현재 검찰이 맡고 있는 적폐 관련 사건은 21건에 달한다. 이 중
19건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집중돼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사 242명 중 97명
(40.1%)이 적폐청산 수사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사 인
력이 부족해진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월부터 다른 지역 검찰청에서 30명 이상을
파견받아 사건을 맡기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검사를 대거 충원하면서 다른 지역의 수사 공백은 커졌다. 전체
장기 미제 사건은 지난 6월 3766건에서 지난달 4635건으로 23.1%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중앙지검의 미제 사건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17.3%였다. 반면 서
울서부지검(261.1%), 청주지검(204.5%), 서울동부지검(152.9%), 창원지검(119.
8%) 등은 급격히 늘었다. 지방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 정원이 50
명도 안 되는 지방 검찰청은 검사 한두 명만 빠져도 나머지 인력이 맡아야 할
수사 업무가 급증해 미제 사건이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형 미집행’도 급증…커지는 치안 공백

인사 지연과 통상적인 검찰 업무처리 행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통 연초
단행됐던 부장검사 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영향으로 8월로 미뤄지면
서 업무 공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미제 사건을 연말에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검찰의 업무 관행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미제 사건 증가로 국민들의 불편과 치안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폭행·사기·횡령·배임 등
의 일반 형사 사건을 검찰이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그대로 국민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범죄자를 잡지 못한 경우도 늘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실형 선고
가 내려졌는데도 도주 등을 이유로 검찰이 형을 집행하지 못한 사례(자유형 미
집행)가 2012년 893명에서 올해 6월 1295명으로 45.0% 늘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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