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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중금리대출 부진 예견된 일
파이낸셜뉴스 | 2018-05-22 15:29:05
출범 1년 지났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미미...당초 취지 무색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 증가 추세가 주춤하다. 출범 이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출범 1년을 앞둔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 중심으로 금리 인하를 진행하며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이 출범 당시 공언했던 것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당초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통해 금융 소외 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 하에 은행업 인가를 내줬지만, 고신용자들 위주로 대출이 이뤄지다보니 일반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1~3월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을 보면 지난달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대부분 연 4~6% 구간에서 이뤄졌다. 금리가 연 6% 이하가 전체 대출의 98%, 그 이상 대출이 2% 수준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중금리대출은 연 6~20% 사이의 금리로 제공되는 대출을 말한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은 대출을 해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잔액 비중이 아닌 대출건수 비중으로 보면 신용등급 4등급 이하 대출이 전체의 4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은 지난 17일 기준 1조2744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20.6% 수준이지만 대출건수 비중으로는 전체의 38.5%에 이른다. 잔액기준 비중과 단순비교해 18%포인트 가까이 높다.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중·저신용자와 고신용자의 대출잔액 비중은 4대6 수준이지만, 대출 건수 비중은 6대4 수준이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구축이 중금리 대출 확대의 관건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범 당시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완비를 통해 중·저신용자들의 상환능력을 평가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축적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택시'나 '선물하기' 등과 같은 카카오 앱의 이용 실적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롯데 멤버스와의 빅데이터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상환능력 평가에 본격적으로 이용되기까지는 6개월 가량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난 정부와 금융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 프레임의 오류'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의 당위성을 제공하기 위해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 전문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씌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 등 여러 사안이 얽혀 있던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에 당위성을 제공하는 데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만큼 합당한 이유가 어디 있겠냐"며 "지금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낮은 수준이 아니지만 출범 당시 씌워진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케이뱅크가 출범 1년을 맞았고, 카카오뱅크도 이제 곧 출범 1년을 앞둔 신생 은행인만큼 과도기로 생각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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