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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슬그머니 내린 신한은행...서울시금고 유치 부담?
파이낸셜뉴스 | 2019-01-17 21:47:05
기준금리 인상 속 신한은행 대표 상품 예금금리 인하
특판 등 예·적금 금리혜택 강화 분위기와 상반
우리·하나銀, 예대율 규제 대비 예수금 확보 경쟁
신한銀, 예금금리 내려 예수금 감소 도모...서울시금고 유치 영향 관측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과 예대율 규제로 인해 특판 등 예금금리 혜택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신한은행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내리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서울시금고 유치에 따라 늘어나게 될 예수금(금융기관이 일반대중, 기업, 공공기관 등 불특정 다수로부터 일정한 이자지급 등의 조건으로 보관·위탁을 받아 운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인한 부담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흐름에 상반됨과 더불어 고객들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새해 들어 신한은행은 오히려 대표 상품의 정기예금 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연초 대표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12개월 기준 연 2.1%에서 연 2.0%로 0.1%포인트 인하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는 예금금리도 오르지만, 신한은행의 경우는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는 현재 다른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혜택을 강화한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흐름과도 상반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 특판 예·적금 상품을 출시했는데, 1년제 정기예금은 최고 연 2.6%, 정기적금은 최고 연 3.2%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출시 9일 만에 정기적금 5만좌, 정기예금 2조원이 완판됐다. KEB하나은행도 연초 특판 상품인 '황금드림 정기예금'을 출시했는데, 적용금리는 1년제 최고 연 2.3%, 1년6개월제는 최고 연 2.4%다. 하나은행은 당초 이달 말까지 특판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고객들이 몰리면서 단 7일 만에 한도 1조원이 소진돼 완판됐다. 이처럼 예·적금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현재까지 특판 상품을 한건도 내놓지 않았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높인 특판 상품을 내놓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영향과 새해 마케팅 성격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예수금을 늘려 예대율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이 내년 새 산정방법 도입 후 예대율 규제비율(100%)을 넘기지 않으려면 가계 대출은 줄이고, 기업 대출은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은행들 입장에선 단기간에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고, 우량 중소기업 시장이 한정적인 만큼 추가적인 중소기업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올해 들어 정기예금 금리 인상, 특판 상품 출시 등으로 예금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수금을 늘리면 대출 조정을 하지 않아도 예대율 기준을 맞출 수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최저 수준을 높이고 있다. LCR 최저한도가 90%에서 지난해 95%로 높아졌고 올해는 100%가 됐다. LCR도 예금을 더 유치하면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한은행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내려 예수금을 줄이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배경에 신한은행의 서울시금고 유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신한은행은 서울시 주요 금고지기(1금고)로 선정됐다. 지난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독점해온 우리은행을 제친 것이다.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를 유치하면서 수조원에 달하는 일반·특별 회계 및 각종 기금이 들어오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예수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사전 관리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서울시 금고지기가 되면서 예수금이 상당히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예수금을 당장 적절히 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로 갖고 있게 되면 이것이 비용이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러 예금금리를 내려 고객들을 나가게 함으로써 예수금을 감소시키려는 일종의 '디마케팅'(고의로 고객의 수요를 줄이는 마케팅 기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신한은행 입장에선 이것이 경영 전략일 수도 있지만, 신한은행의 이 같은 조치는 시장 흐름에 상반되며 고객들을 불리하게 만드는 처사"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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